엄마, 그 본능적 사랑
아시아(Asia)
![딸의 죽음 예고는 아시아에 이제까지 충실하지 못했던 ‘본능적’ 엄마로 돌아가게 한다. [Menemsha Films]](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14/184919226.jpg)
딸의 죽음 예고는 아시아에 이제까지 충실하지 못했던 ‘본능적’ 엄마로 돌아가게 한다. [Menemsha Films]

‘아시아’는 젊은 나이의 싱글맘과 죽음을 앞둔 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에피소드를 통해 모녀간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영화다. 영화는 모녀간에 존재하는 본능적 사랑의 이면에는 여전히 인간 본연의 갈등과 고통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슬프지만,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해낸다.
아시아(알레나 이브)는 러시아에서 살다 딸 비카(하스)와 함께 이스라엘로 이민을 온 싱글 맘이다.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고비카를 낳은 후 남편과는 헤어졌다. 여전히 젊은 엄마의 외모 때문인지 두 사람은 마치 친구처럼 보인다.
간호사로 병원에서 일하는 아시아는 분주한 일과로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 주말이면 클럽에 딸을 데리고 갈 정도로 모녀 사이에는 허물이 없다.
어느 날 비카는 공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다 갑자기 쓰러진다. 퇴행성 신경질환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고 얼마간의 병원 생활 끝에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충격적 사실을 접하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이제껏 아시아와 비카는 모녀라는 ‘관습적’ 관계 속에서 살아왔다. 아시아는 자신의 삶에 더 집중하며 꾸준히 남자들과 데이트를 즐기며 살았다. 그러나 비카의 죽음 예고는 아시아에게 이제까지 충실하지 못했던 ‘본능적’ 엄마의 위치로 돌아가게 한다.
아시아는 딸을 위해서라면 뮈든 가능하게 해주는 엄마가 되고자 한다. 비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간병인 청년에게 딸을 처녀로 죽게 하고 싶지 않다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아시아. 딸이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의 일들을 함께 경험하며 멈추지 않는 마지막 순간들을 둘만의 시간으로 채워 나간다.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는 딸의 마지막 순간, 그 고통을 멈추기 위해 그 어느 것도 거리끼지 않는 아시아의 모습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본능일 것이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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