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 우주왕복선 엔터프라이즈호 일본에 원폭 투하한 이놀라 게이 아이맥스 영화관 등 볼거리 즐비
지난 2003년 버지니아 섄틸리에 새로 문을 연 항공우주 박물관 스티븐 우드버 헤이즈센터(Steven F. Udvar-Hazy Center). 세계적으로 이름난 DC 항공우주 박물관이 이곳으로 이사 와 알짜 전시물들을 선보이는 이른바 ‘스미소니언의 세컨홈’으로 불린다.
우드버 헤이즈센터에 들어서면 그 유명한 우주왕복선 엔터프라이즈호에서부터 세계 2차대전당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B-29기 이놀라 게이, 그리고 얼마전 마지막 운항을 마치고 역사속으로 사라져 간 에어프랑스 콩코드기, 블랙버드 스파이 SR-71기종 등이 차례대로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 항공우주박물관은 위치가 덜레스 공항인근 한적한 지역이라 DC 일원에서 마음만 먹으면 가볍게 다녀올 만 하다.
이곳에선 그동안 DC 박물관 격납고에 보관돼 일반관람이 어려웠던 항공우주 전시물의 약 80%가량이 공개된다. 각종 우주항공기와 장비를 포함하면 총 335점. 박물관 면적이 176에이커의 방대한 규모임을 감안하면 개관 첫날 우선 선봬는 82점은‘맛보기’일 뿐이다.
눈길을 끄는 항공전시물들을 소개해본다.
◇ 우주왕복선 엔터프라이즈= 우주공간과 지구 사이를 반복해서 왕복할수 있도록 만들어진 유인우주왕복선으로, 1976년에 제작돼 이듬해에 쏘아 올려졌다. 우주선은 대개 위성궤도까지 올라가는 데는 강력한 로켓 기관을 사용하지만 지구로 귀환할 때는 글라이더 같이 활공하면서 내려온다. 이 때문에 달려있는 대형 삼각날개는 컬럼비아호 공중폭발 참사 조사과정에서 일부 떼내어져 있다.
◇ SR-71블랙버드= 록히드가 만든 전설적인 정찰기. 스파이 항공기 중에서 가장 빠른 기종으로 최고 2만6천m의 고공에서 마하 4의 속도로 총알보다 더 빠르게 비행한다. 이 속도로 계속 날았다가는 연료가 금새 소모되기 때문에 공중전을 벌일때만 초음속 비행을 한다고. LA에서 워싱턴 DC까지 68분에 주파한 기록을 갖고 있다.
◇ 이놀라 게이(Enola Gay)= 세계 2차대전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바로 그 기종이다. 엔놀라 게이를 둘러싸고 일부 평화운동단체에서는 “14만명을 살상한 비행기”라며 전시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에어프랑스 콩코드= 4개의 고성능 엔진이 장착돼 제트기류보다 높은 고도 6만피트 이상에서 마하 2.02, 즉 음속의 2배로 날아 통상 7시간 정도 걸리는 파리∼뉴욕을 3시간만에 주파했다. 항공료가 비싼데다 9.11테러이후 항공사간의 요금인하 경쟁·경제침체가 겹쳐 운항을 중단했다.
이밖에도 날개가 짧아 앙증스러운 1940년대 기종 리틀 스팅커(Little Stinker), 아마추어 조종사들이 즐겨 탔던 파이퍼 컵(Piper Cub), 몸체가 가장 작고 가벼운 모넷 모니(Monnett Moni), 최신형 전폭기 록히드 마틴 X-35B 등이 자리를 함께 한다.
또한 항공개척가 찰스 린드버그의 낡은 전투복 유품, 1937년 태평양상공에서 실종된 아멜리아 에르하르트의 마지막 유품 등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진귀한 전시품을 만날 수 있다.
한편 박물관내에는 아이맥스 영화관, 164피트 높이의 전망타워, 관찰 실험실 등이 들어서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