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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네이비 씰의 영웅, 제임스 서

Chicago

2021.07.0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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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James Suh(서상갑•28세) 하사를 찾아 간 곳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쿠퍼티노(Cupertino)라는 이쁘장한 작은 도시다. 그곳에는 네이비 씰(Navy Seal)의 영웅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대고 뜨거운 태양 아래 긴 총을 들고 역동적인 자세로 주위를 경계하는 동상을 볼 수 있다. 한 사람은 그곳 출신인 Matthew Axelson과 그 근처 “베네시아”에서 가족이 살고 있는 James Suh다.

나는 5년 전 여러 명의 친구 부부들과 LA에서 멕시코로 크루즈 여행을 하는 동안 한 친구로부터 자기의 조카가 그곳에 동상이 세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인 2세가 그런 훌륭한 업적을 남긴 데에 모두 감동하여 그 자리에서 조화를 전달하기로 하고 조금씩 성금을 걷었다. 그 후 샌프란시스코 친구와 내가 함께 조화를 들고 동상을 찾았다.

아주 고즈넉한 아담한 공원 한가운데 20대 청년의 젊은 두 사람의 커다란 동상을 보는 순간 미국이라는 것을 알았으며, 그 동안 보아온 수많은 동상들보다 이렇게 실감 있는 애국적인 모습은 처음이다.

James Suh는 시카고에서 태어나 플로리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영 선수와 수학 천재로 이름을 날렸고, 플로리다대 졸업 후 2001년 해군에 입대하여 Navy Seal이 되었다. 1,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그가 배치된 곳은 하와이로 그곳에서 처음 Matthew Axelson을 만났다. 두 사람은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 같이 수많은 작전을 하여 오던 중 2005년에 Navy Seal 역사상 가장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Red Wing” 작전에 참가하였다. 이 작전은 후에 실화를 바탕으로 “Lone Survivor”라는 영화로 재현하여 전 세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다.

“Red Wing” 작전은 아프카니스탄 텔레반의 강경한 지도자 “아마드 샤”를 제거하여 2005년에 9월로 예정된 아프칸 의회 선거를 안정적으로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처음에 선발대로 투입된 4명이 산속에 투입 되었으나 불행히도 2명의 할아버지와 목동에게 발견되었다. 이에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할 것이냐 풀어 줄 것이냐 논쟁을 벌이다 2명은 풀어주고, 1명은 살해하고, 1명은 기권하여, 결국 그들을 투표로 풀어 준 것이 작전 실패의 화근이 되었다. 이로 인해 일찍이 철수하기 위해 구조 요청을 하려 하였으나 산악 지역인 관계로 무전기가 연결이 안돼, 신고 받은 100여명의 텔레반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으며 그들 중 한사람이 살아 남았고 나머지 세사람은 전사하였다. 전사자 중 한 사람이 Matthew Axelson이다. 살아난 한 사람은 절벽에서 떨어져 크게 부상 당한 후 혼절하였으나 지나가는 이웃 민간인 촌장이 자기집에 숨겨줘 생명을 유지하였는데, 나중에 그 생명의 은인과 미국서 재회를 하기도 하였다.

간신히 무전이 연결 된 후 8명의 Navy Seal 대원들이 구조차 시누크 헬기 2대에 나눠 타고 출동을 하였는데 그 중에 James Suh가 있었으며, 불행히도 그 헬기는 모두 텔레반의 로켓포로 추락하여 전원 사망하였다. 이 작전으로 Navy Seal 대원 11명과 육군 항공 지원대원 8명, 모두 19명이 사망하였다.

그 후 이러한 경우 무고한 민간인을 풀어주느냐 죽이느냐 하는 문제는 미국 군대 내에서 아직도 논쟁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공교로운 것은 살려 주는 쪽에 투표했던 유일한 생존자 Marcus Luttrell은 2007년도에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해군 최고의 십자 무공 훈장 (Navy Cross)을 받고 제대를 하였다. 한편 James Suh의 모교 플로리다 대학은 그를 기리는 추모비를 교정에 세웠다.


한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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