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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아주 특별한 전시회

Los Angeles

2009.12.0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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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화가
지난해 폐관 위기에 놓였던 LA 다운타운의 '현대미술관'(MOCA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 창립 30주년 기념 특별 기획 소장전을 지난달 15일부터 열고 있다.

1979년 문을 연 MOCA는 LA에 단 하나 밖에 없는 1940년 이후의 현대미술(contemporary art) 만을 전시해온 미술관으로 30년의 짧은 시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5000여 점의 현대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MOCA의 이번 전시회 제목은 '컬렉션:MOCA의 첫 30년'(Collection:MOCA's First Thirty Years)으로 비교적 장래를 긍정하고 있다.

지난 40년간 미술관들은 소장품 확대나 전시 장려보다는 단기 특별 기획전에 힘을 쏟았다. 보통 디렉터나 큐레이터는 대중적 전시회로 짧은 시간에 많은 입장객을 유치해 능력을 평가받았기 때문에 이집트 왕 투탕카멘 유적전이나 인상주의 전시회가 정기적 행사로 자리잡았다.

고비용의 특별 기획전은 계속 인상된 입장료로도 비용이 충당되지 못했고 많은 작품 기증자들은 그들이 아끼는 작품이 관객들에게 공개되는 것보다 창고에 있는 기간이 더 많은 것을 아쉽게 생각했다. 관객들은 관객들대로 미술관을 갈 때마다 보고 싶은 소장품을 볼 수 없는 것을 불가사의하게 생각했다.

소장품 전시보다는 단기 특별 기획전에 많이 의존해왔던 MOCA는 그 비용을 입장료로 충당하지 못할 때마다 미술관 기본재산에서 비용을 뽑아쓰고 결국은 폐관의 위기에 이르게 되었으나 예술후원자인 일라이 브로드가 제공한 긴급구제안과 그간 준비해왔던 전시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어느 정도 회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200여 명의 국제적 작가의 회화 조각 스케치 사진 비디오 장치미술 등 500여 점의 작품이 'MOCA 그랜드 애비뉴'(MOCA Grand Avenue)와 '게펜 컨템포러리 MOCA'(The Geffen Contemporary at MOCA) 두 곳에서 동시에 전시되고 있다.

MOCA 그랜드 애비뉴에서는 전후인 1940년대 후반에서 50년대까지의 추상표현주의 미술과 1960년대~1970년대의 팝 미니멀 개념미술 등이 전시되고 게펜 컨템포러리 MOCA에서는 1980년대 이후 LA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중심이 되어 유럽 아시아 남아메리카 태생의 세계적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현대미술하면 뉴욕을 생각한다.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뉴욕으로 미술의 중심지가 옮겨왔듯 1980년대 이후 LA가 현대미술 중심지로 크게 부각됨을 잘 보여준다.

이번 작품전은 소장품 중 미술사적 기념비가 될 만한 대표작들을 엄선했다. 20세기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고 젊은 작가들이나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21세기 미술의 방향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전이기도 하다.

보통 관객들에게 미술관은 이미 봤거나 특별히 보기를 원하는 작품을 계속 볼 수 있을 때 그 가치를 갖는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볼 수 있는 스페인의 '소피아 미술관' 모네의 '연꽃'을 볼 수 있는 뉴욕의 'MOMA'가 그렇다. '루브르 박물관'에 갔던 이들은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인 곳으로 가면 '모나리자'가 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인가가 없어진 다음에야 그 가치를 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도 있지만 MOCA는 우리가 거의 잃을 뻔했던 외양간이다. 이제는 우리도 샘 프란시스 에드 모세스 에드 루샤를 보러 MOCA를 간다 "존 발데사리 로버트 어윈을 보러 LA에 왔다"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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