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과학] "외로움도 바이러스 처럼 전염된다"
UC 샌디에고·하버드·시카고대 공동연구
최소 3단계까지 전파…부정적 언행이 촉매제
시카고 대 하버드 대 UC 샌디에이고 대 공동연구팀은 최근 중년 남성과 여성 수천 명에 대한 추적조사를 바탕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미국이 외로움을 타기 쉬운 개별화된 사회라는 점을 감안할 때 특히 의미심장한 연구로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1948년 시작된 대규모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당시 어린아이였다가 이후 중년이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1983년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약 4500명의 중년층을 대상으로 최근까지 이뤄진 추적 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은 적어도 3단계까지 전파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 사람이 외로움을 느꼈다고 가정하면 그 사람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까지 그 외로움이 옮겨졌다는 것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 외로움이 전파되는 확률은 평균 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운 감정은 특히 가족이나 친한 친구 등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퍼져나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주도한 시카고대의 존 카시오포 교수는 "외로움은 고통 배고픔 갈증과 같은 인간의 욕구 같은 것들 중의 하나"라며 인간의 사회적 건강성을 나타내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개개인이 사회에 얼마나 잘 녹아 들어가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잴 수 있는 온도계와 비슷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한다. 물론 우울증 같은 특정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외로움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외로움이 전파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떤 경로를 통해서 퍼져나가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카시오포 이와 관련해 "불신이나 부정적인 언행 등이 외로움을 전파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친구나 가족 등을 불신하거나 부정적으로 대하면 결국은 서로 거리가 멀어지게 되고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외로움을 느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외로움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카시오포 교수는 "사회 전체적으로 외로움이 퍼져나가면 심각한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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