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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언의 맛세상 <9>디캔팅(Decanting)] 디캔팅으로 와인을 숨쉬게 하라

잔여물 걸러내고 ‘잠든 맛과 향’ 살릴 수 있어

할러데이 시즌이 시작돼 가끔 좋은 와인을 선물 받거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평상시보다 좋은 와인을 사게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은 와인’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아주 좋은 빈티지에 오래된 와인이나, 아직은 어리지만 최고급 ‘하이엔드(high end)’ 와인 등 두가지가 같이 포함돼 있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런 와인들을 좀 더 색다르게 즐기려면 디캔팅(Decanting) 이란 ‘마술’이 필요하다.

디켄팅이란=가끔 영화나 드라마 혹은 책에서 가끔 와인 전문 웨이터인 소몰리에가 와인을 촛불 밑에서 신중히 투명한 병에다 옮겨 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디캔팅이다. 보통 디캔팅은 레드 와인을 서빙할 때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 와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레드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잔여물(sediment)이 생기면서 색깔은 엷어진다.

이 잔여물을 걸러주지 않고 마시면 와인이 둔탁해지고 입안에 남게 된다. 이것을 전문가들은 촛불에 비추어보며 조심스럽게 디캔터에 옮겨 담는다. 이렇게 해서 디캔터에 옮겨지는 와인은 아무런 불순물이 없이 즐길 수 있다.

두번째는 맛을 살리기 위해서다. 장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보관된 ‘젊은 와인’들은 막 열면 생각했던 향기가 나지않으면서 마셔보면 와인의 과일 맛보단 떨떠름하는 탄닌 맛이 더 날 때가 있다.

즉 파릇파릇 해야하는 젊은 와인이 자기가 가진 포텐셜을 발휘하지 않을 때 전문가들은 ‘잠들어 있다’고 말한다. 잠들어 있는 어린 와인을 디캔터에 옮겨 담는 과정에 공기가 맞닿아 산화 작용을 일으켜 좀 더 부드러워지고 맛과 향이 되살아날 수 있다.

물론 디캔팅의 숫자는 정해져 있지 않다. 개인의 취향과 와인의 상태, 품종, 메이커, 빈티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맛과 향에 대한 경험과 수준이 개인마다 서로 다른 만큼 꼭 한번만 디캔팅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빈티지 좋고 힘 세고 젊은 캘리포니아 하이엔드 카버네 소비뇽은 와인병에서 디캔터로 다시 디캔터에서 병으로 옮겨 담는 더블 디캔팅도 할 수 있다.

주의점=디캔팅을 한다고 다 좋아지는가? 그건 아니다. 예를 들어 최고급 어린 캘리포니아 와인 같은 경우 더블 디캔팅을 하고도 2시간이 지나 또는 하루가 지나 더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반면 오래된 와인은 옮겨 담자마자 맛과 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즐기는게 좋을 수도 있다. 특히 빈티지가 좋지 않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경우엔 디캔팅이 오히려 갖고 있던 맛과 향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도 있다.

'와인계의 황제’인 로버트 파커는 100년에 몇번 안나온다는 무통 로쉴드 82년 산을 마신 후 “이 와인을 마시기전 12시간이나 24시간 전에 오픈한 뒤 디캔터에 옮겨 담고 다시 그 병에다 다시 옮겨 담은 뒤 코르크를 막고 12시간이나 24시간 뒤에 마시라”고 추천했다.

그는 이어 “그러면 믿어지지 않게 달라진 이 와인의 모습을 보고 놀랄 것”이라며 “이 와인은 100년 넘게 보관 가능하다”고 썼다.

디캔팅은 와인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하여 디캔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단 맛본 뒤 그 와인에 맞게 디캔팅하는 것이다.

주언 생각=디캔팅을 하기 위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있다. 잔여물을 걸러 내기 위한 것이라면 와인을 반나절이나 길게는 하루 정도, 혹은 1시간이라도 반듯이 세워 두도록 한다.

또 디캔팅을 하려면 디캔터가 필요하다. 그 종류는 최고급 크리스털 제품에서부터 일반 값싼 유리병까지 천차만별이다. 혹시 단순히 와인을 옮겨놓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플라스틱 통이나 병에 옮겨 담을 거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플라스틱이 와인에 접촉되면 와인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대신 유리 제품이라면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또 디캔터의 모양과 가격에 따라 수많은 종류들이 있지만 어린 와인에 사용할 디캔터라면 공기와 접촉이 많을 수 있도록 윗부분이 넗은 것이, 올드 와인용이라면 윗부분이 좁은 것이 좋다.

만약 디캔터가 없다면 그냥 와인의 뚜껑을 열어 맛을 보고, 디캔팅이 필요한 잠들어 있는 와인이라 결정이 낫을 땐 뚜껑을 열어둔 채 몇시간 둔다. 전문가들은 이걸 ‘숨쉬기(Breathing)’라고 한다.

레드 와인만 디캔팅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버겐디의 몽라쇄(Montrache)급 샤도네이(chardonnay) 품종은 훌륭하게 디캔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더블 디캔팅을 하려면, 다시 옮겨 담을 와인병을 물로 살짝 씻어내고 다시 그 병의 와인으로 병 속을 한번 헹구어낸 뒤 옮겨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리사·푸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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