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박물관 산책-78] 마담투소 밀랍박물관…전·현직 대통령, 스포츠 스타 등 200점
어린이들 위해 3D 영화 상영실도 운영
박물관 옆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맥도널드와 함께 스포츠용품점, 패션과 장신구를 파는 명품점 등이 늘어서 있고 인근 고층 건물 벽에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이 요란하게 돌아가고 있어 별천지에 온 느낌을 준다.
밀랍박물관은 과연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지 고민스러울 정도로 상업성이 강한 곳이다. 그래도 자신들은 박물관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밀랍박물관은 200년 가까이 박물관 이름을 내걸고 운영을 해 왔다.
밀랍박물관의 토대를 놓은 인물은 프랑스 밀랍 조각가 마리 투소(1761-1850)다. 투소는 본명이 앤나 마리아 그로숄츠인데, 어린 시절부터 당시 의사이면서 프랑스 최고 밀랍 조각가로 알려진 필리페 큐리스 집에 가서 일을 도우면서 조각을 배웠다.
손재주가 뛰어난 데다 집중력이 매우 강했던 투소는 큐리스의 신임을 얻어 빠르게 기량이 늘었고 17세에 벌써 프랑스 황제인 루이 16세의 여동생에게 밀랍 조각을 가르칠 정도로 성장했다.
투소는 1794년 큐리스가 타계한 뒤 전체 공방 일을 물려 받아 계몽사상가인 볼테르 등 프랑스 명사들의 밀랍 인형을 만들다 1800년을 전후해 영국으로 이주했다.
영국에서도 유명 인사들의 주문을 받아 밀랍 인형을 만들던 투소는 1835년 자신이 만든 유명 인사 조각과 희대의 범죄자 밀랍 인형 등 총 400점을 모아 런던 베이커스트릿에 마담투소 밀랍박물관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런던 시민과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공포의 방(Chamber of Horror)’이라는 이름을 내걸었고 입장료로 6펜스씩을 받았다.
이후 밀랍박물관은 네덜란드와 독일·중국 등에 해당 국가 유명 인사들의 밀랍 인형을 모은 박물관을 잇따라 개관했고, 미국에서는 2000년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2007년 워싱턴DC, 2009년 할리우드에 만들었다.
뉴욕의 밀랍박물관은 작은 방이 여러 층에 흩어져 있으면서 미로 같이 연결된 구조로 유명 인사 밀랍 인형이 200점 이상 전시돼 있다. 극장처럼 꾸며진 입구에 들어서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 첫 방에 들어가면 유명 인사들이 밤에 파티를 하는 장면을 만들어 놨다. 유명 팝스타의 밀랍 인형들이 수십점 늘어서 있어 관람객들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전시실은 계단과 좁은 복도로 이어지는데, ^역사적 인물(벤자민 프랭클린·에이브러햄 링컨 등) ^문화계 인사(파블로 피카소 등 ) ^스포츠 스타(데릭 지터·데이빗 라이트·야오밍 등) ^세계 지도자(마하트마 간디·넬슨 만델라·달라이 라마 등)가 파노라마식으로 전시돼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밀랍 인형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을 놓고 옆에 서 있는 것처럼 만들어 놔 관람객들이 책상에 앉아 ‘오바마 대통령’을 옆에 세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해 3D 영화 상영실과 ‘공포의 방’, 대형 헐크 조각을 세워 놓은 ‘수퍼맨 룸’ 등을 마련해 사진을 찍으며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