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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의 스포츠카페] '골프의 신'은 노터치?

지난 11월 프랑스-아일랜드의 남아공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 최종전이 있었다. 당시 프랑스의 티에르 앙리는 핸드볼 반칙으로 골을 어시스트해 '신의 손' 논란을 일으켰다.

단순 평가전 정도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아일랜드로선 다 잡았던 월드컵 티켓이 날아간 판이라 총리까지 나서서 항의할 만큼 파장이 컸다. 국제 사회의 비난이 연일 쏟아지자 국제축구협회(FIFA)는 앙리 사태를 재조사하고 고의성이 있다면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축구의 룰을 어기고 축구의 명예를 실추시킨 죄를 묻겠다고 한 것이다.

지난 여름 한국 프로야구는 정수근 사태로 시끌벅적했다. 음주폭행으로 징계를 받은 전과가 있는 정수근이 또 다시 심야 술집에서 사고를 치자 한국야구위원회는 무기한 출장정지에 영구제명이란 초강수를 뒀다. 국민에게 건전한 여가 선용과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며 출범한 프로야구의 위상을 실추시킨 죄를 크게 물었다.

메이저리그는 어떤가. '안타 제조기' 피트 로즈는 도박혐의로 영구제명된 상태다. 역사상 누구도 이루지 못할 큰 업적을 이뤘지만 로즈는 도박으로 인해 여전히 명예의 전당행 후보에 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이 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있다. 그나마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한 선수들은 살아 남았지만 끝까지 발뺌한 선수들은 팬들의 용서를 받지 못한 채 야구계에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가 그랬고 역사상 최고 투수로까지 칭송받던 로저 클레멘스도 사실상 야구인생을 접었다. 반성할 기회가 몇 번이고 주어졌지만 거듭된 거짓말로 사태만 악화시킨 클레멘스는 팬들로부터 완전히 신망을 잃었다. 결국 절친하다던 부시 전 대통령조차 사면의 길을 찾지 못했다.

최근 들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유흥업소 여성 종사자들을 상대로 한 외도 사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레이첼 우치텔이란 뉴욕 나이트클럽 매니저로부터 불거진 불륜 스캔들이 제2 제3의 여성 출현으로 이어지면서 급기야 우즈는 성명을 내고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우즈의 사과는 매우 빈약했다. 타블로이드 신문의 가십경쟁으로 폄하하려는 모습마저 보이자 우즈 사태는 날로 확산되고 있다.

최대 9명의 외도 상대까지 나타났다. 더 이상 우즈는 '골프 황제'가 아니라 '바람의 황제' '밤의 황제' '섹스 중독자'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우즈가 골프로 이룬 업적도 이번 외도를 감추기엔 역부족한 모습이다.

우즈 사태가 터진 후 굴지의 스폰서들은 하나같이 우즈 지지를 선언했다.

'골프는 골프고 섹스 스캔들은 사생활이니 연관지을 이유가 없다'는 게 그들의 변론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즈를 롤 모델로 삼아 골프를 배우고 사랑해 온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이 그렇게 쉽게 치유될 수 있을까. 우즈는 팬들을 기만하고 골프의 위상을 추락시켰다.

우즈의 외도는 '사실상 돈으로 성(性)을 산 범죄'다. 다른 모든 인기 스포츠가 '망나니 짓'을 한 스타에게 혹독한 징계를 했음에도 PGA나 세계 골프계는 어떤 제재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우즈의 외도가 믿어지지 않아서라면 그런 거라면 좀 더 기다려 볼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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