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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르지 못한 노래

Los Angeles

2021.07.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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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밖 언덕배기 성황당 돌무덤에
돌 한 점 올려놓고 피리를 입에 문다
눈감아
읊조려본다
노동의 반 백 년을

부르지 못한 노래 서천에 파문지면
산 노루 산새들이 조용히 귀 모은다
들녘의
허수아비도
한 순간 숨죽이고

반백의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리며
이마에 음영지는 고랑진 고뇌들이
피리의
구멍구멍에서
안개 되어 퍼진다.


손용상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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