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식생활과 온돌문화의 산물인 양반다리 자세.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하지만 외국인에게 시켜보면 이마에 땀을 흘리며 쩔쩔맨다.
사실 이 자세는 이름에 걸맞게 격조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몸이 제대로 망가지는 문제를 감수해야 한다. '왜 따라하지 못하느냐'고 낄낄대며 웃을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양반다리 자세로 앉을 때 엉덩이가 뻐근해짐을 느껴봤을 것이다. 도를 닦는 듯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신체는 고관절(엉덩이관절)에게 매우 변칙적인 운동들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굴곡 외전(몸의 중심선이나 정중선 쪽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이동운동) 외회전(관절의 회전축을 중심으로 바깥으로 회전시키는 것)의 이들 3가지 운동은 몸을 급격히 변화시키는 주범이다. 물론 의자에 앉아 있을 때도 고관절은 굴곡과 약간의 외전 상태를 유지하기는 한다. 허나 여기에 외회전까지 추가되면 말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의 꼴이 된다.
양측 다리가 외측으로 벌어지면 골반과 고관절이 압박을 심하게 받게 되고 양측 허벅지 안쪽에 있는 근육인 내전근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허벅지 바깥쪽의 근육들이 뭉치고 긴장되게 된다. 이와 함께 그리고 둔부에서 고관절을 외전 외회전시키는 근육인 이상근 둔근이 긴장돼 다리 뒤쪽으로 저리고 당기게 만드는 '이상근 증후군'을 만들어 낸다.
외전과 외회전으로 말미암아 생긴 허벅지 안쪽 근육과 바깥쪽 근육과의 불균형은 서 있을 때나 걸을 때 다리가 벌어지는 '오다리'나 팔자걸음도 유발시킨다. 주변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하지저림을 덤으로 주기도 한다.
또한 양반다리가 생활화된 사람들의 경우 대개 일자허리 질환을 호소한다.
이들의 허리는 골반이 뒤로 빠지고 요추의 굴곡이 사라진 형태를 보인다. 일자허리는 주변 허리 근육과 인대에 더욱 큰 긴장을 발생하게 하여 척추 전체적으로 걸리는 부하를 허리 아래쪽으로 집중되게 한다. 양반다리로 인해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협착증까지 걱정할 수도 있는 기구한 팔자가 될 수도 있다는 소리다.
그러므로 하기 힘든 양반다리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 보다는 번갈아 가면서 무릎을 꿇은 채로 허리를 세워 앉는 것이나 바닥에 앉더라도 되도록 다리를 쭉 펴고 앉는 것이 좋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조금씩 바른 자세로 앉으려고 노력해야 척추나 몸의 균형이 틀어지지 않는다. 가능하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고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등받이에 허리를 편하게 기대는 것이 좋다.
◇척추 및 고관절 스트레칭
어깨 넓이만큼 다리를 벌리고 양 손을 허리 뒤에 댄다. 허리를 젖힐 수 있을 만큼 한껏 젖힌다. 그대로 5초 동안 있다가 원래 자세로 돌아오기를 3회 반복한다.
양발을 어깨 넓이만큼 벌려 무릎을 세우고 누운 후 양 팔은 옆으로 뻗는다. 무릎을 천천히 오른쪽으로 눕혀 무릎 안쪽이 바닥에 닿게 한다. 10초 동안 그대로 있다가 세우기를 3회 반복한다. 양쪽 다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