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시작된 미국 한인 이민은 이후 ‘기회의 땅’ 미국으로의 이주로 끊임없이 이어졌다. 현재 미국에 총기 사건, 증오범죄, 빈부격차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미국은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큼의 대가가 돌아 온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믿음의 근간은 민주주의와 자유경제시장을 바탕으로 세워진 나라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고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일구어 낼 수 있다는 기대에서 비롯된다.
강한 적응력과 성실함으로 무장한 한인 1세대와 그들의 성장한 자녀들에게는 이 기대가 현실이 됐다.
하지만 다음 세대 이민자에게는 이런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미국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양질의 저렴한 공립대학 교육은 대부분의 주에서 사라졌고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상환이란 큰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또한 새로운 사업 기회는 줄어가고 특히 이민자 상대의 자영업과 오프라인 스몰비즈니스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정책과 법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한인(또는 다른 소수민족)의 기회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중국 경제에 불안감을 느낀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힘을 실어 주었다.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이 경제 최강국의 자리를 놓칠까 봐 고심하는 현실을 대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민 보호라는 미명하에 소수민족에게 불리한 정책을 수없이 쏟아냈다.
이런 현상들은 한인이 미국의 민주주의적 절차와 정책 과정에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정치적으로 약하고 주류로부터 억압 받고 평등한 기회를 박탈 당하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은 새로운 법규와 정책을 민주주의적 원칙을 통해서 만들어 낸다. 그러나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가 직접 민주주의적 절차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나 연관성도 없다.
민주주의에 참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우리를 대변할 한인 정치인들을 배출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책 수립 과정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한다. 즉 투표를 통해 우리들의 정치적인 힘을 보여야 한다. 민주주의의 최고 권력은 투표할 수 있는 권리이다.
2022년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몇년의 중간선거 결과를 분석해 보면 한인 투표율은 평균 32%로 백인이나 흑인 커뮤니티의 절반에 불과했고 아시아계에서도 하위권이다. 내년 중간선거를 위해 모든 한인단체들과 함께 투표율 신장을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액션 플랜을 세워야 한다.
한인들이 정치변화와 새로운 정책, 민주주의에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기존 정치인들은 우리의 관심과 필요성과 관계없이 다른 커뮤니티를 위한 정책에 더욱 신경 쓸 것이다. 이제 한인사회는 이런 패턴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한인 유권자들의 수는 적지만 선거에서 몇 표 차이로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아 한인표가 당락을 가리는 스윙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한인들의 목소리를 최대치로 낼 수 있는 방법과 자원을 극대화해야 한다.
전국적 조직의 비영리 초당적 단체인 KAPA는 정계에 진출해 한인들의 권리를 대변할 예비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를 대신해 주류사회에 목소리를 낼 소중한 자산이다.
‘기회의 땅’ 미국에서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어 내려면 더욱 강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주류사회에 전해야 한다. 혼자가 아닌 한인사회 전체의 목소리로 합쳐졌을 때 더 큰 소리로 외칠 수 있고 그 외침은 한인 주류 정치인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돼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우리 한인사회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