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바자회] 좋은 물건 사고 공연도 보고 '축제 한마당'
행사장 이모저모○…"무조건 가져오세요. 우리가 예쁘게 포장해드립니다." 이날 바자회 한켠에서는 패기넘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LA우리교회(담임 니콜라스 이 목사) 대학부는 부스를 마련해 '무료 선물포장' 이벤트를 실시해 인기를 끌었다.
20여명의 대학생들이 2개조로 나뉘어 오전 오후에 걸쳐 이벤트를 실시했다. 니콜라스 이 목사는 "기분좋게 산 물건을 포장까지 해주면 받는 사람들의 기분이 2배로 좋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역시 먹거리' 쌀 인기
○…"역시 한인은 쌀이 최고." 이날 바자회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품목중 하나가 쌀이다. 1포에 5달러에 판매된 쌀은 행사가 시작되자 마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쌀 2포를 구입한 이연진(38.LA)씨는 "처음에는 쌀만 빨리 사고 가려 했는데 이처럼 줄이 길어서 오래 기다리다 보니 좋은 물건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왕 온김에 액세서리와 옷들을 사서 가야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은행마다 나눔 경쟁
○…"오늘은 우리가 최고." 자주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나라은행 직원들과 흰색 모자를 쓰고 나온 윌셔스테이트은행 직원들의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선의의 나눔 실천 경쟁도 대단했다. 나라은행은 아이비 안 다운타운 지점장을 비롯해 여직원 10여명이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으로 의류판매에 나섰다. 반면 윌셔스테이트은행은 건장한 남자직원들이 앞장서 3개 1달러 등의 피켓을 들어가며 남대문식 '골라골라' 전략을 사용 수천벌이 넘는 의류를 팔아 치웠다.
어린이들 '뿌까'와 찰칵
○…"뿌까가 '짱'이에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KOCCA)이 준비한 인기 캐릭터 '뿌까' 인형이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 최고였다. 너도나도 기념촬영을 요청했기 때문. 뿌까 인형옷을 입고 하루종일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준 기쁨의 교사 곽찬훈 간사는 "큰 인형을 쓰고 있으니 너무 더웠지만 좋은 일을 한만큼 보람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연예인 기증품 눈길
○…"씨야 이보람보다 날씬해!" '사랑의 바자회' 경매 코너를 위해 벤츄라에서 2시간 넘게 운전하고 온 조앤과 수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기증한 애장품을 거머 쥐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수씨는 인기 여성 그룹 씨야의 이보람이 입던 치마를 몸에 대본 후 "내가 이보람보다 날씬해!"라며 흐뭇해 했다.
타지역 한인도 방문
○…타지역에서도 소식을 듣고 물건을 구입하려고 찾은 한인들도 일부 보였다. 또 가족이나 중장년층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젊은이들의 볼거리가 풍부한 데이트 장소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대학생 데이비드 서(23)씨는 "다양하고 저렴한 물건과 북적거리는 모습이 마치 한국의 시장을 돌아다니는 기분"이라며 "LA에 점심을 먹으러 왔다가 들렸는데 볼거리가 많아 데이트 장소로도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만족해했다.
타코 트럭 '칼비' 등장
○…이날 행사장 앞에는 LA지역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타코 트럭 '칼비(Calbi)'가 등장해 한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특히 이날 자원봉사자로 나선 고등학생들에게는 최고 인기였다. 한 학생은 "얼마전에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한번 먹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맛있었다"며 "오늘 행사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맛있는 타코도 먹을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코리안 문화 원더풀"
○…이번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 중에는 타인종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쭉 찢어진 눈에 동그랗게 말아올린 까만 머리의 귀여운 소녀 캐릭터 '뿌까' 인형이 등장하자 타인종들은 놀이동산에 놀러온 것 처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엑토르 에르난데스(42.LA)씨는 "아이들이 만화 캐릭터를 너무 좋아하는데 '뿌까'가 매우 새로웠나 보다"며 "이것이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냐?"며 한인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사진기에 사랑을 담고
○…부스중에서 사람들이 유난히 북적대는 곳은 '무료사진' 코너였다. 바로 남가주 사진작가협회(회장 김상동)소속 사진작가 15명이 총동원돼 '가족사랑'을 카메라에 담았다. 정오가 조금 넘었는데도 이미 40여명의 한인 가족들이 참여한 상태였다. 형식은 행사장을 찾은 개인 및 가족단위의 사진을 찍어서 중앙일보 1면 판형에 싣는 방식이다. 김상동 회장은 "너무나 많은 분들이 좋아하셔서 지금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인들이 사진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좋아진다"고 전했다.
'옛날 붕어빵' 장사진
○…LA성시화운동본부에서는 어릴 적 즐겨먹던 추억의 붕어빵을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 인기를 독차지 했다. 금정진 사모는 "바자회 시간에 맞춰 도착했지만 화재의 위험성 때문에 허가를 받지 못해 사실 포기하고 돌아 갔었다"며 "하지만 프리웨이를 타고 절반쯤 돌아갔을 때 허가를 받았다는 연락이 와서 판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 사모는 이어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불우한 이웃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상우ㆍ신승우ㆍ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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