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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 빗소리
Los Angeles
2021.08.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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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꿈인 듯하여 눈을
떠보니
정말 빗소리다
이게 얼마만의 그리움이던가
살금살금 창문을 향해
나가보니 꿈에도
그리던 비가 새록새록
내리고 있다
7월달에 비라니
내 조국엔 장맛비로 이름할지
몰라도
여긴 아니다
가뭄 끝에 오는
보석 같은 알갱이다
행여 멈출까봐 발소리도
사양하며 살그머니 문을
열어본다
그 소리에 빗소리도 놀라
멈출까봐 깨금발로 걸어가는
나는
절대로 방해하지 않을 테니
좀 시원시원 내려달라고
마음으로 빌었다
행여 수줍은 빗소리 내게
들킨 것이 민망한가
이내 그치고
나는 망연히 서서 하늘을 본다
이제
그만 이별인지
이렇게 애잔할 수가 없다
그새 이별이라니
첫사랑 보다 더 아쉬운
비와의 이별이라니.
장정자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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