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싸움이 일어나는 것일까? 왜 다툼이 시작하는가? 왜 전쟁이 일고 있는가? 저는 이러한 내용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내가 진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오만에서 싸움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진리를 소유한다는 것은 내가 어른임을 의미합니다. 어린아이의 사고에서 벗어남을 의미합니다.
종교 전쟁은 여러 상황과 이유가 있지만 결국 '진리 전쟁'입니다. '내가 진리를 소유한 자이고 너는 그것을 무너뜨리는 자이다'라는 사고가 전쟁의 원인이 됩니다. 이념 전쟁은 왜 발생했습니까. 내가 갖고 있는 이념이 진리이거나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종교 간의 분쟁은 왜 일어납니까. 내가 생각한 내용이 진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참진짜 참기름'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진짜 진리'를 소유한 자는 사실 싸움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진리가 그들을 자유케 할 것인데 어떻게 싸움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싸움 중에 있다면 나는 지금 진리에서 멀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내에서도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고 각종 교단이 있고 여러 교리가 있습니다. 모두 자신들이 진리에 가깝다고 믿습니다. 보수적인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고 자유주의 신앙의 소유자가 있습니다. 요즘 뜨는 복음주의 신앙인도 있습니다. 어떤 모양이고 어떤 위치에 있든 진리를 향해 가는 구도자들입니다. 자신이 진리라고 믿었던 예수를 믿음으로써 진리를 향해 달음질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진리를 붙잡은 자들은 아닙니다. 그 길을 향해 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기독교 내의 상황을 깊이 접하면 접할수록 자신이 진리를 '이미' 소유했다고 착각을 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게 됩니다. 그 생각이 자리하기 시작하면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은근히 무시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얼마나 어린아이와 같은 일입니까. 자신이 영적인 어른이라고 생각하면 어린아이를 품어야 하는데 그 아이를 무시합니다. '무늬만 어른'은 어린아이를 판단하고 '그 사람은 이렇다'고 결정을 내립니다.
자신이 진리를 이미 붙잡은 사람이라고 착각을 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예수를 믿는 자이고 예수를 믿고 진리를 향해 걸어가는 자여야 하는데 마치 본인이 예수가 된 양 착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 역사 속의 예수님은 그러시지 않았습니다.
물론 테러리스트들인 이슬람의 강경파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고 사람들의 신심을 교묘히 이용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이단들은 비난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보통 종교인들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게 어른이 하는 일입니다.
현대 신학의 거장인 판넨베르크는 '오직 죽는 그 순간에 진리가 완성된다'고 했는데 이는 죽는 순간에 모든 것이 증명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전까지 우리는 모두 구도자입니다. 저는 예수에 의지하는 구도자입니다.
# 091222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