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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과욕필망

죄의 근원은 욕심이다. 인간이 욕심이 없다면 죄는 있을 수 없다. 에덴동산에서 근심 걱정 없이 모든 것을 누리며 살던 아담과 하와에게 유혹이 찾아온다. 뱀이라고 불리는 사탄이 하와에게 다가와서는 네가 만일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를 먹는다면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고 유혹한다. 처음에 하와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먹이며 거부의 뜻을 밝힌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탐스럽게 생긴 나무의 열매를 먹고 싶은 욕심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는 먹는 순간 눈이 밝아져 벗은 몸을 가리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나의 존재만을 중요시하고 무시당하면 참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은 이렇게 욕심과 함께 찾아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만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주의해야 할 덕목 중에 가장 큰 덕목은 욕심을 줄이는 일이다. 60이면 환갑이고 남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이순(耳順)이라고 했다. 하지만 백세시대를 외치는 작금의 노인(?)들에게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다. 우선 환갑을 넘겼어도 노인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면서도 나는 아직도 중년이라고 여기며 시시콜콜 ‘내 소싯적에는 말이야’ 해 가며 꼰대만 되어갈 뿐이다. 도통 남의 말을 들을 생각은 않고 내 주장만 펼쳐 대며 친구들을 잃어 가기도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노인들은 정신이 없다. 아날로그 전화기를 고집하던 노인들도 불과 몇 년 사이에 아차 싶었는지 모두 스마트폰을 습득한 후 이제는 카톡에 매달려 손주들과 화상통화를 하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재미에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몇몇 불청객으로 인해 카톡은 이제 스트레스의 온상이 되어 간다. 단톡방에 시도 때도 없이 좋은 글이라고 퍼 나르지를 않나 정치판 돌아가는 상황을 하루는 고사하고 시간마다 유튜브를 통해 실황 중계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의 뜻을 남에게 맞추려는 욕심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우리들의 욕심은 컴퓨터에 앉아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해서 주식과 코인의 열풍이 2020년을 흔들어 댔다. 한국에서도 미국주식에 뛰어들어 서학 개미라는 화려한 꼬리표를 달고 쉽게 많은 돈을 버는 환상에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 하지만 남의 돈 먹기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주식을 쥐락펴락하는 기관들이 개미들의 항거에 눈 하나 깜짝하든가 말이다. 직장을 잡지 못해 한숨짓던 젊은이들의 쌈짓돈은 단숨에 반 토막이 나 버렸고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못 먹고 모아둔 노인들의 은퇴 자금은 어느덧 5년 길게는 10년 더 일해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 되어 버렸다. 남의 돈을 쉽게 먹으려는 욕심 때문이다.

몇 년 전 성추문으로 자살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성추문은 또 하나의 일상을 보는 듯 무덤덤하다. 이미 ‘me too’ 운동으로 많은 권력을 휘두르던 저명인사들이 민낯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힘으로 남을 통제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서 1장 15절)


정동협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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