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사진)가 메이저리그 '성공 신화'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해 플래툰시스템 적용으로 94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3할9리 14홈런 66타점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긴 추신수는 2009시즌 초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초반에는 주로 6번 타자로 출전했다. 4번은 강타자 트레비스 해프너의 몫. 그러나 해프너가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자 에릭 웨지 전 클리블랜드 감독은 추신수를 4번에 투입하는 깜짝 기용을 선보였다. 동양인이 메이저리그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4번 타자로 출전한 동양인은 올해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마쓰이 히데키 정도다.
웨지 전 감독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추신수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클리블랜드의 중심 타선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타율 3할을 찍었고 20홈런 21도루를 기록해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추신수는 최희섭이 가지고 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3할과 20홈런-20도루를 함께 기록한 선수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4명 밖에 없을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성공적인 시즌을 마친 추신수에게 올 시즌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 선수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연봉이 리그 최저 수준인 42만300달러에 불과한 추신수의 활약은 다른 팀 4번 타자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추신수의 연봉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4번 타자들의 평균 연봉(742만달러)에 비하면 천지차이다.
올 시즌 맹활약과 더불어 추신수의 위상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추신수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클리블랜드 담당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인디언스 선수'로 선정되며 클리블랜드의 스타로 거듭났다. 내년엔 '추추 트레인'이 메이저리그를 깜짝 놀래킬 '폭주 기관차'로 변신할 것이란 기대를 걸기에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