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면서 가슴속에 일어나는 감사의 마음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일 것입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미사를 통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데 이는 교회가 하느님을 찬양하는 가장 중요한 전례입니다. 미사는 성찬례라는 말로써 라틴어로 'Missa' 영어로 '홀리 미사'(Holy Mass)라고 하는데 '보냄 파견'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missa'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원래 Missa라는 단어는 성찬례의 마침 예식에 사제가 "가십시오 나는 그대를 보냅니다." (Ite missa est) 라는 말에서 missa가 미사 전례 자체를 일컫는 말로 변화되었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360문항에 교회는 미사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성찬례는 성부께 드리는 감사의 제사이며 하느님께서 주신 모든 은혜와 창조와 구속과 성화로 이루어 주신 모든 것에 대한 감사로 교회가 그리는 찬미이다. 성찬례는 무엇보다도 '감사'를 의미한다."
어떻게 미사가 '감사'를 의미하는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그 이유를 더욱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영어로 미사를 Holy Mass라고 하지만 Eucharist라는 말로도 사용합니다. Eucharist라는 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좋은'이라는 eu와 '은총 은혜 총애'라는 charis의 합성어로서 그리스어로 된 신약 성경에서는 '감사하다' (eucharisteo)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무엇이 감사한지는 charis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받고 있는 '은혜 호의 친절한 행위 총애 부탁'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charis라는 말이 라틴어로 번역될 때 gratia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영어로는 grace로 쓰이면서 '우아 세련미 은혜 관용'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또한 우리가 영어로 '감사'라는 말을 쓸 때 'thankfulness'외에 'gratitude'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서반어로도 감사라는 말을 'gracias'라는 단어로 사용되는 것을 볼 때 우리가 받는 호의나 선물에 대하여 감사의 뜻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짜로 받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무상으로 즉 아무런 노동 없이 받는 것에 대하여 모두 좋아하면서 공짜로 받는 것에 대하여 더 받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간 본연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받았을 때 준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자녀들에게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해를 보내며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마땅한 감정이며 그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 바른 인간적인 행위일 것입니다.
우리 말에 "은혜도 모르는 짐승 같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이면 받은 것에 대하여 감사함을 표시하는 것이 미덕 이전에 인간으로서 보여야 할 당연한 모습임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다난다사 했던 2009년을 보내며 우리는 누구에게 감사를 드려야 하고 무엇을 감사해야 하겠습니까?
우리가 감사해야 하는 대상은 바로 하느님이시며 감사할 것은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것 우리가 가지고 있는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진정한 감사란 우리가 보기에 나쁜 것 원하지 않는 불행 고통 어려움에도 우리가 감사함을 느낄 수 있을 때 시작되고 이러한 감사함이야말로 바로 진정한 신앙적인 감사입니다. 2009년을 보내며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며 감사하는 마음속에 한 해를 보내도록 합시다.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에페소 5:20)
# 091222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