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의 마지막 달력이 걸려있다. 2009년 시작에는 달력이 묵직하고 새롭게 보였는데 이제 달수가 차다보니 마치 마지막 잎새인양 달랑거린다. 새로운 각오와 결심으로 출발한 2009년이 정말 다하는 모양이다. 이맘 때면 지나간 1년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2009년 첫 출발의 자신만만한 모습이 보이고 비전으로 내딛은 푸르런 가슴이 보인다. 확실한 출발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의 각오뒤에 드러난 결실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짚어보아야 한다. 인간이 품은 마음의 각오처럼 모든 것이 결실로 나타나면 좋겠지만 열매보다도 오히려 반성과 후회가 많은 것이 약한 인간이라고 인정하기에는 서글픈 감정이 교차한다.
그래도 2010년에는 다시 새로운 각오를 해보자. 먼저 이민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민자라는 단어가 암시하듯이 조국을 떠나 미지의 대륙으로 떠난 삶은 참으로 허전하기도 하다. 큰 각오로 미주의 생활을 시작했지만 다가오는 현실의 벽앞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진 경우가 많다. 언어적인 부분에서 그렇고 사회환경적인 면에서도 속시원하게 적응하는 경우가 적다. 그래도 자신의 비전과 자녀들의 비전을 품고 사는 삶이 이민자의 삶이다.
그래서 이민자의 삶은 아픔과 비전의 삶이라고 명명하는 것이다. 아프다고 하는 것은 미국생활에서 겪는 숱한 힘듬 슬픔 외로움을 의미하는 것이며 비전이라고 하는 의미는 이렇게 아픈 이민생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본연적 사명을 위해 전력질주한다는 것이다.
2010년에는 이러한 사명과 비전으로 준비되기 바란다. 이민교회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져보자. 지금까지 한인들만 양육했던 교회의 모습이었다면 주위의 소수민족을 품어보자. 그들을 초청하여 공동예배를 드리고 서로의 음식을 나누며 북미주라는 거대한 용광로속에 같은 이민자들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함께 녹일 수 있는 소규모 프로젴을 모색해보자. 언어적인 면과 문화적인 면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새로운 각오만 있다면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2010년에는 이러한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해일 것이다. 새로운 각오. 2010년 우리들의 새로운 각오는 무엇인가?
# 091222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