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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냉전시대와 세계화시대

Los Angeles

2009.12.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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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동섭 목사/미주성산교회
국제 문제 평론가이며 컬럼니스트로서 두 차례나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토머스 L. 프리드만 (Thomas L. Friedman)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의 '냉전 시대'와 현재 '세계화 시대'의 다른 점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냉전 시대'에는 사람들이 "당신은 누구 편인가?"를 물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화 시대'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어떻게 네트웍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냉전 시대'는 서로 편을 가르는 시대였다면 오늘날은 서로 연결하고 협력하는 '네트웍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저 사람은 누구 편인가"를 묻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냉전 시대'의 사고를 갖고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리드만이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를 쓸 당시에 중동 지역에서는 분쟁이 매우 격렬한 때 였다. 어느 날 그는 '렉서스' 자동차 생산 라인을 방문하면서 단지 66명의 직원이 310대의 로봇과 함께 매일 300대의 '렉서스'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아 묻게 되었다.

적은 인원의 직원이 네트워크 되어 서로 협력하며 일하고 있을 때 "왜 같은 시간에 중동 지역에서는 '올리브나무(영토)'를 놓고 저렇게 서로 싸우고 있을까?" 그는 여기서 서로 편을 가르고 싸우는 패러다임을 '올리브 나무'에 비유하였고 서로 네트웍이 되어 살아가는 패러다임을 '렉서스'에 비유하였던 것이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저 사람은 누구편일까?"하는 질문이다. 그래서 한국 신문에서 자주 보는 기사 중의 하나가 "저 사람은 누구의 측근이라"고 말하는 '편 가르기에 관한 기사'이다.

'편 가르기'는 이조 500년 동안 유교를 근간으로 한 통치철학이 가져온 부정적인 결과이다. 그래서 아직도 우리 민족은 사람을 만나면 "내 편인가 네 편인가"를 물으며 망국적인 지역감정 '편 가르기'를 하면서 살고 있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더 이상 '올리브'를 놓고 '편 가르기'를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서로 다른 차이점을 인정하며 네트웍 시켜 보다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것을 끌어내려는 시도를 해야 할 때이다.

가끔 LA 한인 사회를 들여다보면 시대는 변하여 전 세계는 글로벌 시대에 들어와 있는데 아직도 '냉전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살 때가 많을 것을 보게 된다. 미국의 남북전쟁이 한창일 때 링컨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본 어떤 보좌관이 물었다.

"대통령께서는 하나님께서 북군 편이 되어달라고 기도하셨습니까?" 링컨은 "아닐세 우리가 하나님 편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네!"라고 하였다고 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편 가르기'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 편이 되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링컨 대통령의 시대 정신이 교민 사회가 하나로 뭉치는 교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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