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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포츠 한국을 빛낸 스타] 9. 박찬호

Los Angeles

2009.12.2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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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을 향한 '마지막 도전'
이번 겨울에도 박찬호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2001년 겨울 처음으로 FA 자격을 획득했던 박찬호(사진)는 2006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FA가 되어 다음 시즌 자신이 뛸 팀을 물색하고 있다. 물론 3년 전에 비하면 사정은 크게 나아졌다. 하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딜레마는 여전히 존재한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뛴 지난 2년 동안 구원투수로서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 올해는 월드시리즈 마운드에도 오르며 자신의 이력서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 족적을 추가했다. 주위의 평가와 위상은 지난해 이 맘 때보다 더 좋다.

박찬호는 올 시즌 FA 시장에 나온 구원투수들 가운데 15위 안에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비슷한 레벨의 투수들 중에서도 경험과 경력 면에서는 잔 스몰츠와 더불어 최고로 꼽힌다. 2006년이나 2007년처럼 '메이저리그에 남을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아니라 '어느 팀에서 뛸까'를 놓고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다.

문제는 박찬호가 여전히 '선발투수'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내가 선발투수가 되어 5일마다 정기적으로 등판해야 고국의 팬들이 경기를 보기 편하다"는 인터뷰로 국내 야구팬들을 감동시킨 바 있다. 선발을 향한 박찬호의 고집은 자신의 '꿈'이면서 동시에 팬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선발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시대를 열었고 크나큰 실패도 겪었다. 그가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구원투수라는 보직을 받아들인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박찬호는 언제나 선발투수를 원했고 그 꿈을 향한 도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구원투수' 박찬호를 원하는 팀은 적지 않다. 그는 30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는 경험 많은 우완투수이며 연평균 300만 달러 안팎으로 예상되는 몸값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을 선택하기 위한 박찬호의 기준은 '우승이 가능한 팀의 선발투수'다. 지난해 우승팀인 필리스가 박찬호를 선택했던 것처럼 우승이 가능한 팀에서 뛰는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지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선발투수의 보직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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