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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카락스 감독의 묵직한 판타지 뮤지컬

아네트(Annette)

‘아네트’는 미국 배우 애덤 드라이버와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가 호흡을 맞춘 뮤지컬로 그간의 극장 상영에 이어 지난주부터 아마존 프라임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Amazon Studios]

‘아네트’는 미국 배우 애덤 드라이버와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가 호흡을 맞춘 뮤지컬로 그간의 극장 상영에 이어 지난주부터 아마존 프라임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Amazon Studios]

2021년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 80년대 이후 프랑스 영화의 주조를 이루었던 ‘누벨이마주’의 대표주자이며 한때 줄리엣비노슈와 연인 관계였던 레오 카락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누벨이마주란 내러티브보다 시각적 이미지에 치중하는 영화를 뜻한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Boy Meets Girl, 1984), ‘홀리모터스’(Holy Motors, 2012) 에서 보았듯, 카락스의 영상은 신비주의를 동반한다.

‘아네트(Annette)’는 예술영화와 할리우드 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라비엔 로즈, 얼라이드 )와 내적 깊이를 지닌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하는 미국 배우 애덤 드라이버(페터슨, 결혼이야기)가 호흡을 맞춘 뮤지컬이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드라이버)는 세계적인 오페라 소프라노 앤(코티야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온 세상의 부러움을 받으며 결혼에 이르고 곧 딸 아네트를 출산한다. 하지만 2년 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앤이 세상을 떠난다. 싱글 대디 헨리는 2살짜리 아네트를 돌보며 딸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다. 앤의 죽음은 이후 아네트를 통해 이후 벌어지는 헨리의 불행과 깊은 관련이 있다.

무대 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아네트’는 20년대 독일식 표현주의와 판타지가 가득한 백스테이지 뮤지컬이다. 사랑, 결혼, 그리고 아네트의 출산으로 이어지는 초반부는 두 예술가의 아픈 사랑을 그린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라라랜드’(La La Land), 또는 ‘스타 이즈 본(Star is Born)’과 유사한 작품일 듯 생각되지만, 카락스는 멜로드라마에 안착할 감독이 아니다. 앤의 죽음 이후 전개되는 후반부는 헨리의 폭음과 정신이상, 살인, 재판, 투옥 등의 어둡고 묵직한 소재들로 배열되어 있다.

헨리는 참으로 ‘카락스다운’ 캐릭터다. 앤의 죽음에 대한 과대망상으로 악몽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헨리는 극도로 비현실적인 인물이다. ‘걸스’, ‘결혼이야기’ 등의 작품에서 이미 ‘문제 많은 남자’들을 잘 소화했던 드라이버가 음악적 재능을 한껏 과시한다.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뮤지컬에서 흔히 보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전혀 아님에도 드라이버는 페러독스로 가득한 인물 헨리를 리얼함과 공감이 느껴지는 캐릭터로 연기해낸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7세 된 딸을 홀로 키운 카락스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대본에 독특하고 전위적인 록밴드 ‘스파크스(Sparks)’가 음악을 입혔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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