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공개된 고화질 실물 배춧잎투표지 추정 사진. 이동환 변호사와 박주현 변호사가 대법원에 열람 신청한 뒤 직접 찍은 사진을 1일 오후 유튜브 영상으로 처음 공개했지만 대법원이 또다시 감정목적물을 위조했다는 진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민경욱 전 의원 페이스북]
한국 국적을 갖고 미국에 사는 한인동포의 내년 3월 한국 대통령선거 참여를 돕기 위해 워싱턴에 파견된 재외선거관은 “배춧잎투표지는 끊는 위치가 잘못된 것 같다”는 소견을 밝혔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파견돼 현재 주미대사관 산하 워싱턴총영사관 소속으로 재외국민투표를 관장하는 하언우 재외선거관(선거영사)은 지난달 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장 발급이 원칙인 사전투표는 (유권자에게) 지역구와 비례대표 두 장을 주는데 첫 장이 나오고 프린터기가 끊어져야 했는데 그러질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답했다.
하언우 워싱턴총영사관 재외선거관
하언우 선거관은 내년 재외 대통령선거를 홍보하기 위해 본지를 방문했다. 리얼미터가 최근(8월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중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답변은 45.5%를 차지해, ‘없었다(24.7%)’는 비율을 크게 앞질렀다.
그 비율은 워싱턴D.C.를 비롯한 미국 한인 동포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톡방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부정 의혹 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본지는 4·15 의혹에 대한 명료한 해소 없이는, 내년 대통령선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한인 동포들에게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하언우 선거관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하 선거관은 ‘인쇄전문가들은 엡손 프린트로는 배춧잎투표지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는 기자의 질문에 따로 부연하진 않았다.
그러면서 인쇄업계에서 인쇄재단과 관련한 일본어 은어인 ‘이바리(鑄張り)’ 현상에 대해서는 “관외 사전투표지가 들어있는 봉투를 자르기 전에 (세워놓고) 쳤는데도 위쪽에 붙어있으면 작두로 자를 때 (이바리)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기자가 작두로 봉투 전체를 커팅하는데 투표지 일부만 잘려나간 이바리 현상이 생길 수 있는지 되물었고, 이내 “한번 확인해봐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언우 선거관은 “사실 작년 하반기 소송을 담당하고 왔다”며 “웬만큼 소송의 상대 쪽에서 하는 주장들은 준비서면을 쓰면서 반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하나 좁게 보면 의심스러운 게 많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이게 굳이 조작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 자료들은 이날 제시하지 않았다.
하 선거관과는 한 시간 가까이 구체적인 대화를 나눴다. 재판 진행이 늦어진 배경도 사견임을 전제로 언급했지만, 오프더레코드(off the record)를 전제로 청취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시간 기준으로 1일 배춧잎투표지의 고화질 원본 사진이 고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동안 대법원 조서에는 저화질의 흐릿한 사진이 담겨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뒷말이 무성했고, 최근 삭제됐다는 소식까지 나돌기도 했다.
한편 내년 대선은 3월9일에 치러진다. 하 영사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재외투표일은 내년 2월23일(수)-28일(월) 중 6일 이내에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