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현 주소는 ‘2 For 1’이다. 한명을 데려오면 한명은 공짜인 마케팅까지 나올 정도다.
태권도장의 무한경쟁은 스승과 제자 사이가 경쟁자로 변할 수밖에 없는 속성에 기인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온 사범은 일정 경력을 쌓은 후 인근에 태권도장을 열고 제자인 백인.히스패닉.흑인 관원들이 지도자로 성장해 로컬커뮤니티에 태권도장을 차리면서 기하급수적인 경쟁 체제로 바뀐 것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셈이다.
한미 양국간의 시스템 차이도 경쟁을 부추기는 이유다. 대한태권도협회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최소한 4단을 취득하고 사범 자격 시험에 패스한 후 생활체육지도자 과정까지 마쳐야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정하는 태권도장을 오픈할 수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누구나 태권도장을 열 수 있다. 다시 말해 실력면에서 떨어지는 태권도 수련자가 마음만 먹으면 태권도장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경영방식이 시도돼 왔다.
또 무도(武道)에서 벗어나 축구 게임 등 놀이문화와 곁들여 태권도를 접목시키기도 하고 띠 종류도 전통 5가지 색깔에서 10여가지로 다양하게 해 흥미를 유발한다. 그에 따른 수입증대를 기대하는 것이다. 도복 색깔을 바꾸는 곳도 있다. 치열한 자구책인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태권도인들 사이에서는 “시대와 현지에 맞게 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태권도 고유의 정신이 밑바탕 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무도에서 경기 흥행 시범 위주 등 스포츠화 돼가고 있는 만큼 태권도인들이 힘을 합칠 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태권도장의 위기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8000개를 넘었던 태권도장이 최근 7000개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종주국의 자존심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태권도협회는 최근 ‘태권도장 지원 특별위원회’를 열고 TV광고 등 태권도 중흥을 꾀하고 있다.
대부 이준구 사범은 “늘 자기발전에 앞장서고 확실한 목표의식이 있다면 어떤 위기도 헤쳐나갈 수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매달 수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도장이 존재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