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인물 탐구: 시몬
윤우식 예닮장로교회 담임목사
방금 본 예수라는 사람이 그것도 어부가 아닌 사람이 전문가인 시몬에게 다시 그물질을 하라고 명령합니다.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다혈질적인 베드로라고 한다면 그 말에 버럭하고 화를 냈을 겁니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누가복음 5장5절.우리는 흔히 ‘복’, ‘행운’을 내가 수고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얻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러면 내가 수고한 것을 얻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까? 오늘 시몬처럼 아무리 수고해도 고기를 얻지 못하는 날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말씀에 의지해서’ 라고 말합니다. 베드로의 이 말 앞에는 헬라어 ‘데’라는 접속사가 붙어 있습니다. 이것은 ‘양보’의 의미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물고기를 잡는 데 있어서 베드로는 전문가입니다. 그런데 어부도 아니며, 상식적으로 는 납득할 수 없는 요청에 베드로는 자신의 지식과 전문성을 예수님께 양보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베드로의 믿음의 결단입니다. 우리도 나름대로 어느 한 분야에 전문적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 문제에 있어서 나보다 더 지식 있는 모습을 보이면 몹시 불편해합니다.그러나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물을 던져서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베드로의 전문성에 흠집이 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삶에서 그의 자존심보다, 자신의 지식보다 더 우선시 되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우리가 아무리 전문성이 있다고 해도 하나님보다 뛰어날 수 있을까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 인생에 전문가도 ‘나’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이것을 인정할 때에 베드로처럼 ‘데’, ‘말씀에 의지해서’라는 고백이 나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살아갈 때에는 인생의 어려운 문제 앞에서 주저앉을 일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인생을 맡기고 걸어가면 그 어떤 어려운 문제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어려운 문제를 사라지게 하신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려운 문제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고, 우리를 책임지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의지해서 순종하겠습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이 오늘 우리의 삶에서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주인이 하나님이신 삶을 사는 은혜가 있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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