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의 어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본인 짐작으로는 사랑하는 시기, 즉 사춘기를 전후해서 나오기 때문에 ‘사랑니’라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사랑니를 영어로는 Wisdom tooth 혹은 3rd molar(세번째 어금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사랑니 때문에 다소 고생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사랑니가 날 때 몹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별다른 통증 없이 사랑니가 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사랑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것일까? 통계상 사람들의 70-80%가 사랑니를 갖고 있다. 나머지 20-30%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역사를 보면 원시시대에는 음식물이 딱딱하고 거칠어서 어금니가 3개씩 필요했지만 과학문명이 발달하면서 음식들이 가공되어 부드러워져 어금니도 2개면 충분하기 때문에 이같은 어금니 퇴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턱뼈도 원시인들에 비해 현대인들은 작아졌다고 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니가 나올 공간이 모자라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사랑니가 전혀 나지 않아서 종종 사랑니 얘기가 나오면 “나는 진화된 사람이다”라고 농담을 할때가 있다.
사랑니는 일반적으로 4개지만 3개인 사람도 있고, 1-2개인 사람들도 종종 있다. 확실한 숫자는 입안에서 셀 수도 있지만 Panaramic X-Ray라고 구강 전체 X-Ray를 찍게 되면 사랑니의 숫자뿐 아니라 그 위치도 정확히 알 수 있어서 발치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사랑니 발치 시기는 20세 이전이 좋다. 그 이유는 첫째로 사랑니의 뿌리가 온전히 형성되지 않아서 발치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랑니의 뿌리는 여러 형태로 자랄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 갈구리 형태(‘C’)자로 자라면 발치하는데 매우 어렵다.
둘째로 20세 이전에는 뼈가 단단하지 않고 또한 재생능력이 빠르다. 20대 이전 사랑니를 발치하면 6개월 이내에 뼈가 완전히 재생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30대 이후 환자가 사랑니를 발치하게 되면 뼈가 완전히 재생되지 않거나 혹은 전혀 재생되지 않아서 2번째 어금니 뒤쪽으로 심한 잇몸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세 번째,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에 따라 사랑니가 다른 이빨을 밀어서 치아가 겹쳐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개 교정을 시작하기 전에 사랑니를 뽑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전혀 통증이 없기 때문에 사랑니 발치를 원하지 않는다. 또한 구강에서 사랑니가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랑니가 있는 것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면 사랑니는 반드시 뽑아야 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미국 치과협회는 20세 이전 발치를 권장한다. 사랑니를 빼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랑니를 뽑지 않는데서 생기는 부작용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먼저 사랑니가 완전히 나오지 않은 경우 잇몸의 일부가 덮혀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영어로는 ‘Pericornitis’ 라고 한다. 잇몸 일부만 덮혀 있기 때문에 그 안으로 음식물이 들어가 부패되면서 심한 악취를 유발시킨다. 평상시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스트레스나 과로로 몸의 전체적인 저항력이 저하될 경우 염증이 악화된다. 심하면 턱 아래, 목까지도 붓고 입을 벌리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고, 치과의사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두 번째는 사랑니가 그 옆의 어금니를 밀어내면서 생기는 현상(Crowding)이다. 이 경우는 사랑니가 똑바로 나오지 못하고 비스듬히 앞쪽으로 나오면서 옆 어금니를 밀게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치열이 고르지 못한 환자들은, 예방책으로 사랑니를 발치, Crowding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세번째로 뼈가 차 있을 자리에 사랑니가 있어서 사고나 충격시 턱뼈가 뿌러질 확률이 높고, 사랑니 주변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아무 통증이나 불편이 없는데 꼭 발치을 해야 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필자 경험으로는 나중에 발치하면 그 만큼 고생도 크고 다른 치아에 해를 주기 때문에 증세가 없을 때 미리 빼는 게 현명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