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기업들도 '한인 직원' 채용 경쟁 가세
‘잡코리아USA’ 의뢰 3배 증가
인재 뺏긴 한인 기업은 구인난

버라이즌, AT&T, 스테이트팜, USC 등이 한인 직원의 근면, 성실함을 높게 평가해 직원을 찾고 있고 다른 비한인 기업도 구인 광고 게재를 확대하고 있다.
잡코리아 USA의 브랜든 이 대표는 “채용박람회를 열면 참가 요청에 응하는 정도였던 주류 사회의 대기업들이 최근에는 먼저 연락을 취해 와 한인 직원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며 “회사 대 회사로서 벤더 계약을 맺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지만 개의치 않고 좋은 직원만 찾을 수 있다면 상관 없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급여 수준은 주류 대기업이 한인 기업보다 높아 그나마 많지 않은 한인 구직자들이 한인사회를 떠나고 있다.
최근 한 한인 회사에서 LA 다운타운의 스타트업으로 옮긴 이 모 씨는 “연봉을 2배 이상 높여 받기로 했다”며 “기업들의 구인난이 뜻을 가진 구직자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의 대기업들도 미국 인재 확보에 나서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삼성증권은 2021년 해외 석박사 공개 채용을 진행하며 서울 중구 본사 근무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다급해진 한인 기업들도 급여를 팬데믹 이전보다 20% 가량 높이고 건강보험과 401(k) 혜택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국에 본사를 둔 한 LA 현지법인장은 “본사에 요청해 급여 테이블을 상향조정했는데도 직원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실업수당도 줄었는데 대체 언제 일하러 나오려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번 주부터 주당 3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 중단되면서 전국적으로 270만명은 소득이 줄었고, 750만명은 어떤 혜택도 못 받게 됐다. 실직자 숫자는 약 840만명이지만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7월 채용공고 규모는 1090만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실업자보다 많았다.
6월 기준 업종별 채용 공고 및 실직자 규모만 봐도 건축, 교통·유틸리티, 파이낸셜 서비스, 정보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채용 공고된 일자리 숫자가 실직자 수보다 많아 미스테리로 평가됐다.
<표참조>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 의류업체 대표는 “그동안 넉넉한 실업수당 때문에 일을 쉬었던 직원들이 이제 하나둘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나 봉제업계의 인건비를 크게 올릴 SB 62 법안이 통과돼 발효되면 구인난을 뛰어넘는 경영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나름의 방법으로 활로를 뚫는 한인들도 있다. 수년간 한인타운에서 월급쟁이로서 음식을 요리한 한 주방장은 본인의 이름을 걸고 식당을 창업했고, 홍보대행사에서 일한 경력의 한 기획 책임자는 수년간 준비한 끝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개업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육군에 입대한 20대 한인 여성은 “호텔 관련 학과를 졸업했고 미국에 온 뒤 호텔업계에서만 일해왔지만 팬데믹이 커리어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했다”며 “완전히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입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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