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인터뷰] 30년 안마의자 장인 제이 안 카후나 체어 대표 비접촉·비대면 제품도 출시 원조 일본 시장 석권 목표
끊임없는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는 제이 안 대표가 사이프리스 본사 R&D 사무실에서 시제품들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박낙희 기자
팬데믹으로 많은 사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위기가 기회’라는 모토로 슬기롭게 이를 극복해 가고 있는 한인 비즈니스맨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주 한인 안마의자 브랜드 카후나 체어의 제이 안 대표.
코로나 감염 우려로 공용장소에서의 안마의자 사용을 꺼린다는 점을 감안해 연구에 나선 안 대표는 팬데믹 기간 중 신제품 6종을 개발·출시해 대박을 터트렸다.
안 대표는 “접촉을 최대한 줄이자는 생각으로 손과 발 부분이 완전히 개방된 제품(HM5000)을 개발했다. 위생, 방역 걱정이 없는 데다 혼자서만 사용할 경우엔 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도록 가변형으로 제작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제품들은 조립, 설치가 필요해 기술자들과의 대면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착안해 비대면으로 조립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EM8500 등 5종의 완전품도 내놓았다.
안 대표는 “오는 11월부터 아메리칸 에어 기내 광고로도 홍보되는 EM8500은 온돌 등 한국적인 컨셉트를 적용, 올해의 히트 상품 중 하나로 인기몰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신제품 개발, 출시를 진행할 수 있는 비결은 안 대표가 안마의자의 핵심 부품인 메인보드를 비롯해 레일 등을 직접 개발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대학서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첫 직장이 일본 메이저 가전기업 중 하나인 산요였다. 1990년대말 3년간 개발팀장으로 마사지체어 소프트웨어와 메인 보드 개발은 물론 설계까지 담당하는 등 마사지체어업계서만 30년 가까이 몸담아 왔기 때문에 기술력 등 모든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밝혔다.
카후나 체어는 카후나를 널리 알린 아마존 베스트셀러 보급형 LM6800부터 독자개발 특허기술이 적용된 SM9300, 신제품 EM8500까지 총 17개 제품을 전국 140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에이미, 골든그로브, 그래미, 오스카 등 4대 시상식 공식 후원 업체로 나선 바 있는 카후나 체어는 지난해 미 육군 납품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롱비치 세인트 메리 메디컬센터와 밀러 어린이·여성병원에 보잉사와 공동투자한 카후나 힐링 룸을 개설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안 대표는 “오리건 주립병원, 오하이오 커뮤니티 메디컬센터, 디그니티 헬스 가주 메디컬센터 등 대형 병원 7~8곳에서 환자 재활용으로 카후나 체어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팬데믹으로 원자재는 물론 물류비용도 많이 올랐지만 가격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안 대표는 “물류대란으로 배송비가 예전보다 10배 이상 올라 일부 제품은 팔릴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 배송시간도 기존 2주에서 6~8주가 소요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자는 비즈니스 신념이 있기 때문에 대리점들에 올 연말까지 가격 동결 협조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최근 마사지체어 붐이 일면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트렌드에 대해 안 대표는 “모양이 다 거기서 거기라 생각하고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찾기보다는 구글에서 제품 리뷰 등을 검색해 브랜드 인지도, 평판은 물론 애프터서비스, 보증 수리 조건 등을 잘 비교해 보고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안마의자는 마모되는 부품이 있어 자동차처럼 정기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카후나는 구매 후 5년까지 이유 불문 무상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 안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안마의자를 개발하고 있다. 영국, 대만, 프랑스, 이탈리아, 두바이 등에서 계약이 완료돼 내년부터 공급키로 했으며 지난달 9일에는 카후나 체어 코리아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한국적인 것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안마의자의 원조 시장인 일본에 진출해 카후나 체어가 안마의자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