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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현금만 내라" 카드 안받아 한인환자들 분통

Los Angeles

2010.01.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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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가져 오셔야 돼요."

한인 김모(28)씨는 최근 소화불량으로 타운 내 한인 내과를 찾았다. 하지만 진료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현금 혹은 체크로만 결제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지갑엔 현금 3달러와 신용카드만 있었다. 카드 결제 거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실제로 김씨의 케이스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한인 병원 중 상당수가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 현금 아니면 체크다. 체크 결제 역시 안되는 곳도 있다. 잔고가 없는 '깡통 체크'를 우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결제 방법이 한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최모(45)씨는 "요즘 시대에 누가 현금을 들고 다니냐"며 "아픈 것도 서러운데 병원비 결제 방법까지 까다롭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환자들의 불만에 병원도 할 말은 있다.

병원의 신용카드 거절 이유는 수수료 때문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경제 한파 속에 카드 수수료는 더더욱 아까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타운 내 한 병원은 호황일 당시 카드 수수료로만 한달에 2000달러 이상 지불하기도 했다.

L내과의 간호사는 "카드 수수료 내는 것이 아까워 이에 카드 결제를 받지 않는다"며 "카드 결제 기계 자체가 없다"고 전했다.

체크 결제는 종종 부도가 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피 대상이 됐다. 특히 타주 체크는 병원 입장에서 요주의다. 특히 수술비가 수천달러인 성형외과 같은 경우 수술비 결제로 체크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환자들의 어려움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도 힘들고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해명 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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