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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맛기행 -2 바르셀로나] ‘비키니’ 샌드위치와 토마토빵을 찾아서

New York

2010.01.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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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성 기후로 신선한 해물·야채 풍성…프랑스엔 샴페인, 스페인엔 ‘카바’ 유명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고향 카탈루냐, 안토니 가우디의 동화와 같은 건축물과 공원이 꿈의 세계로 인도하는 바르셀로나.

40여년간 뉴욕에서만 영화를 찍었던 우디 알렌이 런던에서 만든 ‘매치 포인트’를 찍은 후 바르셀로나로 가서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를 만들었다. 나른한 마음으로 몽롱하게 꿈을 꿀 수 있는 바르셀로나에서는 음식과 와인에 빠지고 만다.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 마드리드에선 ‘메리 크리스마스’를 뜻하지만, 바르셀로나로 가면 ‘Bon Nadal(본 나달)!’이다. 스페인의 공용어는 마드리드에서 쓰는 카스티야어지만, 자치지구 카탈루냐 지방은 고유의 언어인 카탈루냐어를 쓰고 있다. 남부 프랑스의 프로방스에 접경한 카탈루냐어는 불어에 가깝다.

지중해성 기후로 신선한 해물과 야채로 풍성한 식탁을 꾸민다. 물론 돼지고기 햄 하몬(jamon)이 빠질 수 없다.

카탈루냐 요리

토마토빵(Pa amb tomaquet)=카탈루냐 지방과 인접한 지중해 연안 발렌시아 지방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La Tomatina).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에 온 동네 사람들이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던지며 ‘무혈 전쟁’을 치른다. 토마토는 피자와 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는 물론 스페인에서도 주 요리 재료다.

카탈루냐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토마토 빵(Pa amb tomaquet)이다. 최근 요리 전문지 ‘사부어’가 100대 음식에 제일 처음 소개한 것도 바로 토마토빵이었다. 바게트나 치아바타 같은 빵을 세로로 잘라 올리브유를 치고 방울 토마토를 잘라 문지른 후 바닷 소금을 살짝 뿌려낸다.

아로스 네그레(Arros negre)=새우·조개·홍합 등 갖은 해물을 넣은 빠예야가 스페인의 국가대표 음식인 반면, 오징어 먹물로 밥을 지은 후 오징어살을 살짝 올려 빠예야팬에 서브하는 ‘먹물밥(black rice)’은 카탈루냐와 발렌시아 지방의 명물이다. 바닷 내음이 찐하게 배어 있어 깊은 맛을 낸다.

에스칼리바다(Escalivada)=가지, 피망, 토마토, 양파 등을 그릴에 구운 것인데, 마늘과 올리브유를 섞은 로메스코 소스를 함께 낸다. 알리올리(Allioli)는 마늘과 기름을 섞은 딥핑 소스다.

몬제테스 앰 부티파라(mongetes amb botifarra)=돼지고기 소시지와 흰콩을 섞어 볶은 카탈루냐의 전형적인 요리.

페스카이토 프리토(pescaito frito)=새우·정어리 등 작은 해물 튀김이다. 바르셀로나의 타파스 바에서는 아티초크도 튀겨 내놓는다.

비키니(bikini)=바르셀로나 식당에서 ‘비키니’는 수영복이 아니다. 햄과 치즈를 넣은 카탈루냐 스타일의 토스트 샌드위치다.

타파스

반찬 사이즈의 안주가 즐비한 타파스 바에는 치즈·참치·초절임 안초비·정어리·새끼 장어에서 고추튀김·꼴뚜기 튀김·염장 대구(바칼라우)로 튀긴 크로켓 등 10여가지 이상의 메뉴를 구비하고 있다. 해물 통조림에서 바로 꺼내 바게트에 얹어 서브하거나 이쑤시개 같은 창에 꽂아 내기도 한다.

바칼라(baccala)=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로 포르투갈의 간판요리지만 스페인에서도 인기 있다. 타파스 바에서는 갈아서 튀긴 크로켓이 주로 나온다.

파타스 브라바스(patatas bravas)=감자를 적당한 크기로 깍뚝 썰어서 매콤한 토마토 소스에 뿌려 낸다. 맥주 안주로 인기지만, 스페인 감자가 미국의 아이다호 감자 맛만 못하다.

파파스 아루가다스(papas arrugadas)=찐 알감자에 소금을 쳐서 고추 소스를 뿌린 것.

디저트

크레마 카탈라나(crema Catalana)=카탈루냐 지방의 대표 디저트로 프랑스의 말랑말랑한 ‘크림 불레(creme brulee)’보다 두터워 치즈케익에 더 비슷하다. 3월19일 세인트 조셉의 날에 즐겨 먹는다.

마르시판(marzipan)=설탕과 아몬드가루로 만든 과자.

토르테(tortell)=링 도넛 ‘O’ 모양으로 설탕 바른 과일 ‘마르시판’으로 모양을 낸 스페인의 전통 빵으로 일요일 점심 식사 후 가족과 함께 즐긴다. 스페인 사람들은 동방박사가 아기예수를 방문한 현현일(Epiphany)인 1월 6일, 토르테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

토르테 속에는 마른 콩과 쓰리 킹의 미니 조각이 숨어 있기도 한다. 가카탈루니아 지방에서는 ‘토르테 드 레이스(de reis)’라 부르며 마드리드 등 그외 지역에선 ‘로스콘(roscon)’으로 알려져 있다. 뉴올리언스에서는 ‘킹 케이크’라 부른다.

음료

상그리야(sangria)=리요하 와인에 오렌지·레몬·사과 등 과일, 탄산수를 넣은 와인 펀치. 화이트 와인으로도 만들지만, 상그리아가 ‘피(bloody)’를 뜻하는 만큼 레드 와인 펀치가 제격이다.

리요하(rijoa)=스페인 북부 리요하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리요하 알라베사, 리요하 알타, 리요하 바자 등이 있다. 레드와인으로는 시에라 칸타브리아 크리안자(리요하), 페탈로스(비에르조), 페스쿠에라(리베라 듀에로)를, 화이트로는 알바리노 산 와인을 추천한다.

카바(cava)=프랑스엔 샴페인이, 캘리포니아엔 스파클링 와인이, 이탈리아엔 포사코가, 스페인엔 카바가 있다. 스페인은 물맛이 좋지 않고 병물도 비싸 카바 한잔 마시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 해물과도 잘 어울리며 상그리야를 만들기도 한다.

셰리(헤레스)=청포도인 팔로미노로 제조해 발효가 끝난 와인에 브랜디를 혼합한 술. 스페인에서는 ‘비노 데 헤레스(vino de Jerez)’라 부른다.

재래식 시장 ‘라 보커리아 마켓’

사람 조각과 꽃상인들이 모여있는 ‘라 람블라(La Rambla)’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다. 걷는 중간 레시우 오페라 하우스 인근의 재래식 시장 ‘라 보커리아 마켓’은 스페인의 자부심인 하몬을 비롯, 팔딱팔딱 뛰어오를 것 같은 생선과 싱싱한 과일·야채상이 즐비하다.

커크 더글라스를 닮은 아저씨가 서브하는 ‘바 피노초(Bar Pinotxo)’ 등 타파스 바 중에 잡채와 김치를 파는 한국 음식점 ‘마싯다’도 있다. 20여년간 식당을 운영했던 이씨 부부가 오픈한 간이 식당이다. 버섯 가게에선 한국산 황금송이 버섯도 판다.

바르셀로나 타파스 바 베스트 3

칼 펩(Cal Pep)=최근 톱 레스토랑으로 부상한 칼 펩은 건축가 같은 쿨한 안경에 쇠파이프에서 나는 목소리를 내는 주인장이 오픈 키친을 지휘하며 손님을 접대한다.

맛살조개 볶음·해물 튀김·토르티야·소시지콩 볶음 등이 인기다. 오래 기다려야 한다. 점심은 오후 1시부터. 피카소뮤지엄 남쪽에 있다(Placa de les Olles, 8).

타파스 24(TapaC24)=스타 요리사 칼레스 아벨란이 최근 오픈한 곳으로 찐 새우해물 튀김아티초크 튀김, 오징어먹물밥(arroze negre) 등을 추천한다.

치즈와 트러플 오일을 넣은 비키니 샌드위치와 프와그라를 넣은 햄버거 맥프와버거(McFoie Burger)도 유명하다. 오후 8시에서 자정까지 영업한다. 바르셀로나의 명품 쇼핑가인 파세이그 드 그라시아 인근에 위치(Diputacio, 269 ).

퀴멧 앤 퀴멧(Quimet & Quimet)=몬주잇 언덕 가는 길 ‘포블 섹’의 주택가에 숨어있는 타파스 바. 키친이 없고, 바텐더가 연어·참치·정어리 등을 바게트에 얹어 준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치즈 플레이트다. 염소치즈 네밧·블루치즈 카브랄레스·양치즈 자모라노 추천(Poeta Cabanyes 25).

뉴욕의 스페인 레스토랑

맨해튼에 일본 식당과 중국 식당은 부지기수지만, 이탈리아와 함께 식도락가들의 천국인 스페인 요리 전문 식당은 흔치 않다. 왜 그럴까?

히스패닉은 돼지고기에 열광하는데,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유대인과 무슬림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빠예야와 가즈파초, 이베리코 하몬과 타파스 등 스페인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한다.

카사 모노(Casa Mono)=‘아이언 셰프’의 스타 요리사 마리오 바탈리는 ‘바보’‘오토’‘델 포스토’ 등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출신이다.

TV 프로그램에서 영화배우 그위네스 팰트로와 스페인 요리 기행 ‘스페인 온더 로드’를 열심히 다닌 바탈리가 운영하는 스페인 식당이 유니온스퀘어 인근 고요한 어빙플레이스에 있다.

레스토랑은 ‘카사 모노’, 옆의 타파스 바는 ‘바 하몬(Bar Jamon, 125 East 17th St.)’이다. 카사 모노는 토마토 빵($5), 정어리 튀김($17) 등이 있으며, 점보 새우가 들어간 먹물밥 ‘아로즈 네그레’($17)은 빠예야 팬이 아니라 접시에 나온다. 바 하몬에서는 이베리코 하몬과 차가운 타파스를 즐길 수 있다. 52 Irving Place(212-253-2773)

보커리아(Boqueria)=벽에 카탈루냐 미네랄워터 ‘비시’가 진열된 이 식당은 ‘보커리아 마켓’의 이름을 딴 카탈루냐 지방 요리 전문이다.

토마토 빵($5), 고추 볶음(pimientos de padron, $7), 새우요리(gambas al ajillo, $13)와 해물, 닭과 매운 소시지 초리조가 들어간 발렌시아 스타일 빠예야($29) 등을 즐길 수 있다. 츄로스와 핫초콜릿은 디저트로. 53 West 19th St.(212-255-4160)

라 빠예야(La Paella)=이스트빌리지에 있는 이 식당의 이름은 빠예야지만, 그보다는 3코스 런치 스페셜($12.99)과 ‘얼리버드’ 스페셜($16.99)이 더 유명하다.

런치(정오부터 오후 5시)엔 가즈파초-파예야-아이스크림을, 얼리버드엔 토마토빵-카탈루냐 스타일의 양고기 구이-아이스크림을 제공한다. 214 East 9th St.(212-598-4321)

글·사진=박숙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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