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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아모스, 광야에서 홀로 무거운 짐 진 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사람의 얼굴을 두려워하여 하나님이 전하라 하시는 말씀을 전하지 않는다면 화(禍)가 도로 자신에게 미치는 시대의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 하나님을 대변하여 하나님의 뜻을 어그러지게 하고 역행하는 세태를 고발하고 나아가 심판을 선언하는 이들. 그들이 누구인가? 예언자들이다.

그러기에 '예언자'를 뜻하는 히브리어 '나비'는 미래의 될 일을 미리 고지(告知)하는 그런 일보다는 현재의 죄악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돌이키지 않을 경우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이 임할 것임을 알리는 시대의 소리통이었다. 이들 가운데 "무거운 짐"이라는 이름 뜻을 지닌 예언자가 있었으니 그가 아모스이다.

아모스는 기원전 8세기에 남 유다 남방 드고아 출신 농부로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서 여로보암 2세 치하의 북 이스라엘로 올라가 그곳에서 활동한 예언자였다. 주변 강대국들이 위축된 탓에 기를 펴고 살면서 상업으로 부를 축적한 북 이스라엘의 부호들은 가난한 동족들을 괴롭히고 사치와 향락에 빠져 하나님 백성의 길에서 이미 떠났다. 한편으로 그들은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라는 선민의식을 면죄부 삼아 형식적이고 자기기만적인 예배에 열중하고 있었다.

부와 권력을 잡은 이들이 돌이키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심판이 곧 임할 것임을 아모스는 전해야 했다. 아모스는 이스라엘과 유다뿐만 아니라 주변 여러 나라의 죄악을 고발하고 살진 희생으로 드리지만 형식적인 예배를 비판하고 빈민의 머리에 있는 티끌까지 탐내는 부호들을 가차없이 질타하였다. 그뿐인가. 하나님이 기근을 이 땅에 보내신단다. 그러나 그 기근은 고갈된 양식으로 인한 것이 아닌 풍요 속의 빈곤처럼 찾아온 말씀의 기근이었다.

사탕발림의 말씀은 도처에 넘치지만 정작 하나님의 말씀이 고갈된 기근으로 인하여 정치 종교 도덕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단다. 그러나 예언자는 광야에 홀로 선 존재인 것을. 목청껏 외친 아모스의 목소리는 허공을 맴돌 뿐 죄악에 찌들대로 찌든 그들의 양심에 공명(共鳴)되지는 못하였다. 결국 그는 추방당하고 만다. 그가 전한 예언의 말씀은 그로부터 60년 후에 강대국 아시리아의 침공으로 응하였다. 아모스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에 귀 닫고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역사의 흐름에 눈먼 채 자기 길 갔던 민족의 비극적 운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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