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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서비스의 달인'

방동섭 목사/미주성산교회

얼마 전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 1위에는 의외로 서비스 용역 업체 '서비스 매스터'라는 회사가 선정되었다. 최근 그 회사의 회장 윌리암 폴라드의 경영철학을 담은 '서비스의 달인'이라는 책이 출판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경영 철학은 복잡하지 않다. 한 마디로 '섬김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윌리암 폴라드의 영향으로 최근 전 세계 일류 기업들은 저마다 경영의 핵심 원리로 '섬김의 정신'을 주장하고 있다. '섬김'이라는 기독교의 용어가 이제는 경영 원리가 되어 세계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 최고의 '서비스의 달인'은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의 생의 목표는 언제나 '섬김'이었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섬김이었다. 따라서 교회는 예수님의 정신을 본받아 '섬기는 모습'이었을 때 가장 강했다. 역사를 살펴보면 교회가 엄청난 권력으로 세상을 정복하는 모습으로 존재했을 때 겉으로는 매우 강하게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장 무력한 모습으로 존재하였다. 중세 시대의 교회가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

교황 마음대로 한 나라의 왕을 갈아치우고 교회 소속이 아닌 땅이 없을 정도로 교회 재산이 유럽 전체에 널려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교회가 보여주고 만들어내는 사회는 '암흑시대' 그 자체였다.

최근 한국에서는 강남의 한 교회가 2500억 원을 들여 초대형교회를 건축하기로 하여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그 교회 입장에서는 "돈이 있어 교회를 크게 짓는데 무슨 말이 이렇게 많은가?" 항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많은 돈으로 교회당을 짓는 대신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일에 사용했다면 세상은 박수를 쳤을 것이다. '섬김의 영성'이 메마른 곳에서 기독교는 가장 무력하게 죽어간다. 가끔 "나는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요!"라고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나고자 한다면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 그것은 누군가를 조건 없이 섬겨보는 것이다.

'세상 나라'와 '하나님의 나라' 이 두 나라는 차원이 다르며 존재하는 방식이 다르다. '세상 나라'는 권력을 가질수록 임의로 사람을 주관하고 다스린다. 한 때 박정희 대통령이 지나가는 곳에 초가집이 없었다고 한다. 그가 방문하는 곳이면 어디나 초가지붕이 갑자기 스레트 지붕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권력은 남의 자유를 이토록 쉽게 박탈해 버리고 권력자는 언제나 그가 좋아하는 것만 주변에 있어야 마음에 안정을 느낀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크고자 할수록 섬기는 자가 되고 으뜸이 되려면 오히려 종이 되는 나라이다.

이 시대 교회가 진정한 힘을 잃어버렸다면 사람이 없거나 재정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으뜸이 되려면 종이 되어야 하는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약해진 것이다. 교회는 '서비스의 달인'들을 양육하여 세상에 파송하는 공동체이다. 교회가 이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면 교회도 '세상 나라'가 되고 결과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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