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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천진한 녀석들

블루베리가 많다 하기에
그 산자락엘 가 본 적이 있소, 마운트 레이니어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전부 야트막한 부쉬더라고
따먹기엔 씨알이 너무 잘고
그냥 새 밥으로 제격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지
아니면 착한 사람들만 골라서 가는지
새들이 아주 천진하더이다

사람을 반가워하더라고
먹이를 흩뿌려 주니 금세 한 떼가 모여들고
어떤 녀석은 코 앞에서 빤히 쳐다보더니
아예 낼름 손바닥에 올라 먹이를 먹더라고
조심스러워 난 숨소리도 죽이고

다 먹고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제 갈길을 가고
나는 내 갈길을 가고

입구에 써 붙여야겠어
예쁜 새들이 산다고
예쁜 사람들하고
그대하고 나 같은


유진왕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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