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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고 판사 칭찬 한인 편견 논란…그래슬리 의원 "근면하다" 칭찬

Los Angeles

2021.10.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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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추 의원 "고정관념도 차별"
칭찬도 인종차별?

상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그래슬리(88) 의원이 한인 여성 최초로 연방 고등법원 판사로 지명된 루시 고(한글이름 고혜란·53.사진)의 근면함을 칭찬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강성진보 정치인으로 꼽히는 주디 추(민주) 연방하원 의원 등은 한인들이 근면하다는 발언도 편견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래슬리 의원은 지난 6일 루시 고 지명자의 제9 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 인준 청문회에서 고 판사의 지명을 축하하면서 “당신의 한국 배경을 들으니 내 며느리 생각이 많이 난다”며 “내가 한인들에게 배운 게 있다면 그들은 근면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고 지명자도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고 판사는 청문회에서 1946년 10살 때 2주간 걸으면서 38선을 넘어 한국으로 탈출한 어머니 스토리를 얘기하면서 “나의 영웅은 바로 우리 어머니”라고 말했다. 또 한인 2세로 미시시피주에서 어렵게 자랐던 시절에 관해 설명하자 그래슬리 의원이 고 지명자와 한인들을 근면하다면서 두둔했다.

그랬더니 일각에서 한인이라면 모두 근면하고 성실하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그래슬리 의원의 대변인은 “칭찬 의도였다. 모욕을 주려는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아태평양 코커스 의장인 주디 추 의원은 트위터에 “선의였다 하더라도 한 개인의 특성을 공동체 전체와 연결짓는 것은 곧 편견”이라면서 “한 집단의 모든 구성원을 동일시하는 것은 학대나 마찬가지”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아시안정의진흥연대(AAAJ)의 존 양 회장도 “그래슬리 의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친절한 것일지라도 고정관념은 해롭고 커뮤니티 내 분열을 초래한다”면서 “근면함은 한인뿐 아니라 다른 인종도 공유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고 캘리포니아 북부연방 지법 판사를 제9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0년 최초의 한인 연방 지법 판사된 고 지명자는 인준절차를 통과하면 첫 한인 여성 연방항소법원 판사 기록을 세운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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