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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뇌진탕 선수 연 4만여명…풋볼 경종

선수들 몸무게 늘어 갈수록 충격 세져
기억력 감퇴·치매 등 평생 장애 부상자 속출
충돌 최소화 룰 개정안 등 대책 마련 촉구

한국인들은 뇌진탕을 두려워하고 미국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걸까. 엉뚱한 비교 같지만 스포츠로 인한 부상을 대하는 양국 국민들의 반응은 사뭇 차이가 있다.

지난해 한국의 프로야구팀 한화 이글스에 몸담고 있던 김태균 선수가 뇌진탕을 당한 일이 있었다. 야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운동을 포함해도 한국에서 뇌진탕은 흔한 일이 아니어서인지 적잖은 국민들이 우려를 갖고 경과를 지켜봤다.

한국 스포츠계에서는 매우 드문 뇌진탕이 미국에서는 사실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아이스하키나 야구 등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국기처럼 인식되는 미식축구의 격렬성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8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미국의 고교 풋볼 선수 가운데 연간 4만3000~6만7000 건의 뇌진탕이 발생한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이 같은 통계는 학교 당국 등이 보고한 수치를 바탕으로 집계된 것일 뿐 실제로는 이 수치의 2배 정도의 뇌진탕 사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타임은 초등학생에게서부터 대학교 또 프로리그(NFL)에 이르기까지 뇌진탕 등으로 인한 풋볼 선수들의 뇌 손상이 심각하다며 미국 사회 전체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NFL 등에서 은퇴한 사람들 사이에서 가볍게는 기억력 감퇴에서 심하게는 치매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일부는 우울증 끝에 자살에 이르기도 하고 화려했던 선수 시절을 뒤로한 채 뇌 질환에 시달리며 빈민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보스턴 대학의 신경학자인 앤 맥키 박사는 풋볼 선수들의 뇌 손상 후유증 연구로 유명한 사람이다. 맥키 박사는 그간 NFL 대학교 고등학교 등에서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했던 사람들의 뇌를 기증받아 분석해 왔다. 그가 보유한 풋볼 선수들의 뇌에서 '타우'(tau)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적잖게 누적돼 있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타우의 누적은 만성 뇌 질환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헬멧을 쓰고 운동을 한다고 하지만 장기간 뇌에 충격이 가해지다 보니 뇌의 색깔 자체가 일반인과 다르게 변해 있는 경우도 많았다.

타임은 미식 축구가 경기 특성상 뇌 손상이 잦을 수밖에 없지만 최근 들어서는 특히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뇌 손상은 라인멘(Linemen)이나 라인백커(Linebackers)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경기 중 마치 마주보고 달려온 황소가 서로 머리를 들여 받듯 정면 충돌이 많은 게 라인멘들인 까닭이다.

현재 NFL에서 뛰고 있는 라인멘들의 평균 체중은 315파운드다. 40년 전에 비해 65파운드나 불어났다. 물체가 정면충돌 할 때 발생하는 힘은 무게에 기하급수적으로 비례한다. 과거 풋볼 선수들에 비해서 더 큰 부상이 더 잦을 수 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 팬들을 포함해 미식 축구에 관심을 보이는 많은 미국인들이 헬멧끼리 부딪히는 격렬한 경기 장면을 즐긴다는 것도 문제다. 풋볼을 하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가운데는 머리로 먼저 들여 받는 헤드 퍼스트 태클을 하면 더 더욱 격려를 하는 경우도 많다.

타임은 정면충돌을 불러오는 수비나 공격을 최소화하도록 룰을 개정하고 헬멧 등 장비를 시급히 개량할 것을 주문했다. 또 학생 풋볼 선수들에 대한 훈련 방식의 개선과 함께 풋볼을 대하는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문화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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