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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벨리즈의 아미시 마을

김현영/산칼로스대 초빙교수

아미시(Amish) 하면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랜카스터의 마차(buggy)’를 연상케 한다.

그들은 500년 전부터 유럽에서 철저한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농업을 하며 현재에도 미국 같은 최첨단 문명 국가에서 자동차 대신 마차를 교통수단으로 하고 전화, TV 등을 멀리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기독교 공동체 아미시들은 펜실베이니아를 중심으로 미국과 캐나다에만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들과 비슷한 공동체가 중미 국가에서 제일 작고 가난한 나라 벨리즈에도 있는 것을 지난 1월초 여행을 통해 직접 목격하였다.

벨리즈의 수도 벨모판에서 자동차를 타고 서쪽으로 1시간 달려가니 오른쪽으로 아미쉬 마을인 ‘Spanish outlook’란 표시가 나와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 때부터는 무포장 도로가 되어 운전하기가 불편하였는데 약 40분 달려가니 아미시 마을로 들어가는 강이 나왔다.

아미시가 운영하는 작은 페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양쪽 강 언덕에 굵은 긴 철줄로 연결되어 있는 페리를 사람이 손으로 물레방아 돌리듯 철줄을 돌리면서 자동차를 태운 채로 강을 건너 주었다.

강을 건넌 후 낮은 산등성이를 넘어 가는 순간 놀랐다. 순간적으로 비록 규모는 적지만 미국의 아미시 마을을 보듯 백인들이 살고 있는 아름답고 비옥한 농촌 마을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차에는 아미시의 전통적인, 테가 넓은 검은 모자와 멜빵으로 바지를 입은 남자들이며 단순한 긴 옷과 흰 모자를 쓴 여성들이 타고 있었다. 집에는 우물물을 끌어 올리는 풍차를 볼 수 있고 목장과 푸른 초원에는 젖소들이 유유히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마을 중앙에 이르니 우유공장, 닭 공장, 사료 공장, 목재소, 은행, 주유소도 보였다. 제일 중심지에는 제법 큰 실내 농산물 판매점도 있었다.

벨리즈에서 본 아미시인들은 종파적으로 보면 미국에 있는 아미시 종파의 4촌격인 구암만메노파(Old Order Amish Mennonite Church)의 후손들이다. 메노파(Mennonites)는 16세기 유럽 종교개혁 당시 재침례파에서 발생한 프로테스탄트 교회이다. 아미시파는 구암만메노파로부터 분리된 보수적인 소수 그룹이다.

아미시와 메노파들은 종교적으로 모진 탄압을 받아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과 러시아로 집단 이민을 가게 된다. 미국으로 온 아미시는 스위스와 남부 독일에서 메노파들과 함께 미국으로 직접 이민 왔으며, 처음으로 정착한 곳이 펜실베이니아주다.

반면 벨리즈에 있는 백인 메노파들은 조상들이 네덜란드와 북부 독일에서 살고 있었는데 러시아로부터 농업 기술로 초청되어 집단적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공산당이 들어서면서 캐나다로 이주하였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의 종교적 간섭을 받게 되어 다시 멕시코로 이주하게 된다. 멕시코에서도 사회보장 문제로 떠나게 되어 1958년 벨리즈로 민족이동이 시작되어 오늘날에는 여기에 1만여명이 살고 있다.

그들이 50년 전 처음으로 벨리즈에 정착한 곳은 정글 지역으로 길도 없고 열악한 땅이었지만 옥토로 만들어 그간 외국에서 수입하던 우유, 치즈, 달걀, 채소 등을 생산하여 더 이상 수입에 의존치 않는 농산물 생산국이 되었다.

필자가 특히 관심 있던 분야는 우유 위생 관계였는데 그들은 우유공장을 자체 운영하며 미국 수준에 가까운 품질관리를 하고 있었다. 각 목장에서 짠 우유는 냉동 탱크에 저장 하고 다음날 새벽에 우유공장으로 보내 유방염, 항생물질, 세균 등을 철저히 검사하고 있다. 우수한 유제품을 생산함으로써 그 나라에서 절대적 신용을 받고 있다.

벨리즈 전체 인구의 4%도 안 되는 백인 메노파 공동체는 그들의 신앙과 농업기술을 기초로 하여 벨리즈의 황무지 땅을 개발, 농업의 대변혁을 일으키고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시켜 원주민들도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고 있다. 본 받을 바가 많은 이민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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