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는 '블랙 맘바'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의 고향. 그의 아버지 조 브라이언트는 필라델피아 76ers 선수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시민들은 스포츠 선수 중 '가장 싫어하는 선수'로 주저하지 않고 코비를 꼽는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2001년 레이커스와 필라델피아간의 NBA 파이널을 앞두고 코비가 한 발언이 이들의 심기를 크게 건드렸다. 당시 코비는 "필리스 팬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겠다(I'm gonna rip their hearts out)"라며 우승을 다짐했는 데 필리 팬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레이커스가 경기하러 올 때면 필라델파이 홈 구장 와코비아 센터는 항상 만원이다. 29일 경기서도 코비에게 야유를 퍼붓기 위해 2만여 팬들이 구장을 가득 메웠다. 올 시즌 두 번째 매진. 아이버슨의 첫 복귀전 때도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2만664명의 팬들이 운집한 반면 이날은 2만908명이 자리를 메웠다. 이들은 어김없이 코비가 볼을 만질 때마다 야유세례를 퍼부었다.
하지만 코비는 야유를 들으면 들을수록 힘을 내는 스타일이라는 걸 76ers 팬들이 잊은 모양이다. 코비는 양팀 최다인 24점을 퍼부으며 레이커스의 99-91 완승을 이끌고 필리 팬들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시즌 최다인 23점으로 분전한 앨런 아이버슨과의 매치업에서도 판정승.
파우 가솔이 19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지원사격한 레이커스는 이번 원정길에서 4승2패를 기록 두 경기를 더 치른 뒤 홈으로 돌아온다. 론 아테스트는 18점 라마 오덤은 13점으로 거들었다.
레이커스는 페인트존에서 42득점을 쓸어담은 반면 필라델피아는 32점에 머물렀다. 3연승을 달린 레이커스는 36승11패를 마크 리그 1위 클리블랜드에 여전히 반 게임 차로 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