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피겨선수권대회 5회 우승에 빛나는 '피겨 전설' 미셸 콴(29)은 김연아(20.사진)가 밴쿠버올림픽에서 연기할 '영화 007 주제곡'(쇼트프로그램)과 조지 거쉰 작곡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프리스케이팅)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력한 프로그램"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본드걸의 유혹(쇼트프로그램)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의 세 가지 점프 과제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와 트리플 플립(기본점 5.5점) 더블 악셀(3.5점)로 구성했다. 연속 3회전 점프에 이어 트리플 플립을 단독으로 뛰는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로 표정 연기와 스케이팅의 묘미를 전해주고 더블 악셀 점프을 통해 세 가지 점프 과제를 마무리한다.
다음 과제인 플라잉 싯스핀에서 김연아는 기본 싯스핀 동작에 이어 양손을 깍지 껴서 위로 들고 공중에 떠 있는 다리를 엉덩이 쪽으로 향하게 하는 소위 '브로큰 레그(broken leg)' 동작으로 바꾼다. 이제부터 '007 주제곡'의 백미로 손꼽히는 스텝 시퀀스.
제임스 본드의 등장을 알리는 묵직한 전자기타의 낮은 음악에 맞춰 스텝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는 마지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회전축이 되는 발을 바꾸는 스핀)에서 카멜 스핀과 싯 스핀을 연속으로 시도하고 발을 바꿔 왼발을 머리끝까지 들어 올린 채 회전하는 'I 스핀'으로 2분50초의 쇼트프로그램을 끝낸다.
◇힘과 서정성의 조화(프리스케이팅)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의 특징은 힘과 서정성의 조화다.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와 트리플 플립(기본점 5.5점) 이너바우어(허리를 뒤로 깊숙이 젖히는 동작)에 이은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6.3점)을 연달아 뛰어 기선을 제압한다.
이어 플라잉 카멜 스핀과 변형 동작인 '유나(yuna) 스핀'에 이어 싯 스핀 업라이트 스핀까지 혼합한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을 끝내면 곧장 스파이럴 시퀀스로 넘어간다. 정지동작이 3초 이상이 필수인 스파이럴 시퀀스는 한쪽 다리를 엉덩이 높이보다 높이 들고 양손을 펼치는 '아라베스크 스파이럴' 오른발을 머리 뒤쪽으로 끌어올려 오른손으로 잡고 활주하는 '비엘만 스파이럴' 왼발을 들어 올려 오른손으로 지지한 채 활주하는 'Y 스파이럴'을 차례로 연기한다.
이후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7.5점)와 트리플 살코우(기본점 4.5점) 트리플 러츠(기본점 6.0점)의 3연속 점프를 연기한다. 스텝 연기와 함께 더블 악셀로 점프 과제를 끝내는 김연아는 플라잉 싯스핀과 변형동작인 '브로큰 레그'에 이어 다리 축을 바꿔 카멜 스핀과 싯스핀 'I 스핀'의 순으로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끝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