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 스텐더 레지스터 클래식' 참가를 위해 애리조나주로 갔다. 역시 골프업계를 대표하는 회사인 만큼 대회 준비가 철저했다.
월요예선을 준비하는 나는 미리 도착해 연습장에서 열심히 공을 치고 있었는데 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다음 연습공을 가져다 주었다. 보통은 연습장 안에 모든 음료를 구비한 통과 간단한 스낵이 있었는데 젊은 동양 청년이 수건과 음료까지 친절하게 가져다 주었다. 연습에 몰두해야 하는 나는 무엇인지 그 청년에게 끌리는 게 있었다. 뭔지 모르지만 청년 눈에는 할 말이 있는듯 했다.
나는 연습을 뒤로한 채 내 소개를 했다. 청년은 자기를 소개했다. 그리고 본인은 한국사람이라고 했다.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아주 어릴 적에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이 되어 이곳에서 자랐다고 했다.
한국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해서 이번 대회에 자원봉사를 신청했고 일부러 연습장을 선택해 기회가 되면 선수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부모님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를 꼭 도와주고 싶었다. 더 자세히 이야기 해달라고 하니 그 청년은 안타깝게도 이름도 성도 몰랐다. 생일도 가족에 대한 모든 기억도 전혀 없었다. 다만 언제 미국으로 입양됐는지만 알고 있었다. 그래도 꼭 부모님을 찾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제야 알았다. 그 청년의 눈에서 내가 읽은 것을….
얼마나 그립겠는가? 부모 형제가 그리고 조국이. 한국사람 찾아보기 힘든 곳에서 그가 겪어야 했을 모든 일을 말 안해도 난 알 수 있었다. 그가 몹시 측은했다. 그 자리에 서서 우리는 한 시간을 넘게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우릴 보면서 한 아버지가 한마디 했다. "연습은 안하고 무슨 젊은 X과 수다야!" 농담으로 던진 말에 나는 어이를 상실했다. 그날 연습을 뒤로 한 채 나는 최대한의 방법을 물색했다. 알고 지내는 경찰에게 전화를 걸었고 심지어는 신부님께 조언을 부탁했으나 이름도 모르는 그 청년의 부모님 찾기는 역부족이었다.
*전 LPGA 선수인 여민선씨는 현재 멜로즈와 버몬에 있는 마제스틱 골프연습장 티칭프로로 활동 중입니다. 949-394-5742. www.minnywear.com
# 여 프로의 LPGA 뒷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