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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사람] '바우어리 힐스 엔터테인먼트'-그레이스 이·안드레아 정

남성들의 리그에서 우뚝 선 '20대 여걸'들
참신한 아이디어+베테랑 연출로 주목 받아
리치 리치·메간 폭스 등과 일해 주가 올려

아직은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 하지만 이미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주요 인사’다. 이들의 이름 앞엔, ‘프로듀서’, ‘디렉터’라는 근사한 타이틀이 붙는다. 세계적 디자이너 리치 리치, ‘프로젝트 런웨이’를 만든 제작자 엘라이 홀츠먼, 배우 메간 폭스 등이 이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뉴욕 패션위크, 칸느 영화제 현장 등을 마음껏 누빈다. 두 사람에겐 벌써 밀려드는 일감을 교통정리 해 주는 에이전트가 있다. 유명 스튜디오들이 두 사람과 일하기 위해 아우성이다. 감히, 이들을 일찌감치 성공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파워 피플’이라고 불러본다.

두 사람은 대학시절 NYU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오다 2009년 본격적으로 의기투합했다. 서로의 재능과 경력과 아이디어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그레이스는 수많은 인기 리얼리티 쇼를 제작 연출했다. MTV '런스 하우스'(Run's House) '라이프 오브 라이언'(Life of Ryan) 브라보 채널의 '레이첼 조 프로젝트'(The Rachel Zoe Project) 스타일 네트워크의 '하우 두 아이 룩'(How Do I look?) 등 주류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누려왔던 쇼들이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안드레아의 경력은 영화판에서 더 빛난다. 많은 단편과 광고 등을 통해 실력을 쌓아 온 그녀는 메간 폭스 미키 루크가 주연 촬영이 한창인 화제작 '패션 플레이'(Passion Play)를 프로듀싱 중이다. 1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그녀가 직접 투자 유치하고 제작 총괄했다. 세계적 감독인 구스 반 상트와 '골든 수어사이드'(The Golden Suicides)라는 작품도 제작 중이다. 유력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지들은 벌써부터 이 작품들에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10여년 전에 처음 만났던 두 사람은 사실 퍽도 다른 환경에서 자라났다. 뉴욕에서 나고 자란 그레이스의 부모님은 전형적인 이민 1세들이 그렇듯 딸이 명문대를 나와 안정적 직업을 갖길 바랬다.

"부모님은 제가 아이비리그를 졸업해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바라셨어요. 하지만 전 그렇게 '전형적'인 삶을 살기가 너무 싫었었죠. TV와 영화를 너무 좋아했고 어린 마음에 연예인들도 많이 만나고 싶었어요."

결국 자신의 뜻대로 NYU에 진학해 방송과 연출 공부를 하며 각종 방송국과 스튜디오에서 닥치는 대로 인턴일을 했다. 돈 한 푼 못 받으면서 일하기 일쑤였고 부모님의 걱정은 더욱 커져 갔지만 그녀는 행복했다. 마이너리티 여성으로 살아남기 위해 남들보다 10배 열심히 일했고 노력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정말 '터프 터프 멘스 월드'(Tough Tough Men's World)에요. 여성들이 있다 해도 남성 호르몬을 맞아 여성성을 완전히 상실한 것 같은 사람들이 많았죠. 누군가 멘토가 있었으면 했는데 찾을 수가 없어 더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를 더 악 물었죠. 일부러 무거운 장비를 들었고 미친듯이 일했어요. 지금은 세상도 많이 바뀌고 제 작품들로 크레딧도 많이 쌓아 놓고 나니 모두가 존중해주는 분위기에서 맘껏 일할 수가 있죠. '그건 직업이 아니야' 하셨던 부모님도 이젠 많이 이해하고 응원해주세요."

안드레아의 성장 환경은 이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오리건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어려서부터 문화 예술을 맘껏 즐기고 누릴 수 있었다.

"부모님께선 제 관심사와 예술적 호기심에 아주 오픈된 분이셨어요. 어릴 때부터 읽고 쓰고 연출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아트 스쿨을 다녔고 방학이면 이런 저런 예술 캠프에 참가할 수 있었죠."

안드레아는 커리어를 쌓는데 거침이 없었다. 계속해서 공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많은 페스티벌과 모임을 다니며 서로 영감을 나누고 참신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모든 일에 '딱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아이디어만 빼앗기는 위험을 줄이고 가장 영리하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자리 잡는 방법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패션계의 '악동' 이면서도 천재적 재능을 자랑하는 문제적 디자이너 리치 리치와 연이 닿은 것도 안드레아의 부단한 열정과 성실함 덕이었다.

"한 필름 페스티벌의 셀러브리티 스윗에서 리치 리치의 에이전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 함께 재미난 일을 꾸며보자' 했어요. 그래서 리얼리티쇼를 만들어보기로 결정한 것이죠. 일단 리치를 만나 일상을 카메라에 담다 보니 그 창조적이면서도 광기 어린 라이프 스타일이 너무나 재미있고 에너지 넘친다는 걸 알았죠. 아마 패리스 힐튼을 뛰어넘는 리얼리티쇼의 걸작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을까 싶어요."

거기에 리얼리티쇼 제작과 연출엔 도가 튼 그레이스의 노하우가 더해졌다. 빠른 시간에 놀랄 만한 경력을 쌓아온 덕에 프로젝트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두 사람이 만든 파일럿 에피소드만 보고도 MTV E! 스타일 VH1등 7개 케이블 채널이 판권을 따내기 위해 달려 들었다. 스튜디오는 램버트로 결정됐다. 리얼리티쇼 제작의 신화이자 램버트의 부회장인 엘라이 홀츠먼이 직접 이들을 픽업했다. 두 사람의 작품 속 주인공 뉴스가 온갖 잡지와 연예 사이트의 헤드라인을 도배할 날이 머지 않은 것이다.

이미 자신들의 '꿈'을 살고 있다는 그레이스 이와 안드레아 정. 서로를 깊이 아끼고 존경하는 두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큰 일'을 내 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18살이 됐을 때 언젠간 내 프로덕션을 갖고 내가 만든 쇼를 팔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이미 저는 그 삶을 살고 있어요. 이제 정말 할리우드를 정복하겠다는 꿈을 꿀 차례죠. 저와 같은 길을 가고 싶어하는 다른 코리안 아메리칸들에게도 좋은 멘토가 되고 싶단 꿈도 있어요." (그레이스)

"제가 좋아하는 스토리를 만들고 연출하는 것은 언제나 큰 기쁨이에요. 그래서인지 전 아직도 모든 일이 기대되고 흥분돼요. 우리의 작품으로 미국 방송가와 칸느 같은 세계적 영화제를 누비는 날까지 끊임없이 제 재능을 시험하고 노력할 겁니다." (안드레아)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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