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의대를 졸업하고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1.5세 2세 전문의 10명이 앞으로 한국의 의과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됐다.
이것을 처음 시도한 KAGMA(미국 의과대학 졸업 한인 전문의 모임)의 케네스 김 프로그램 디렉터(가정주치 전문의)는 지난 8일 옥스포드 팔레스호텔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외래교수(부교수직) 임용식에서 "이중언어로 환자를 치료하는 '마지막 세대'라 할 수 있는 1.5세와 2세 전문의로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임용장을 받은 10명의 전문의들은 앞으로 일년에 두 차례(한번에 2주일 정도) 경기도 포천에 있는 '차 의과학 대학교'에서 의대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차광렬 차병원 그룹 회장이 13년 전 설립한 4년제 의과대학원으로 일반대학 4년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진학할 수 있다.
차 회장은 인사말에서 "13년 전 의과대학을 설립할 때 세계화에 걸맞는 교육기회를 의대생들에게 제공하려 했고 6년 전 할리우드 장로병원 인수 이후 방안을 모색하다가 케네스 김을 통해 좋은 프로그램을 하게 된 것"이라며 "한인의사와 한국 의대생들에게 윈-윈 효과"라고 밝혔다.
차 회장은 "2007년부터 KAGMA와 함께 시작한 의대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보면서 역시 이곳 의료진들을 통해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인턴십이 한국서 소문이 나면서 입학 커트라인도 쭉 올라갔다"며 흐뭇해했다.
김 프로그램 디렉터는 "3년동안의 학생 인턴십 프로그램 결과로 10명의 한인 전문의들이 한국 강단에 서게 됐다"며 "이곳서 공부한 3세 4세 의사들은 점점 이중언어로 환자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한국 의대생 중에서 영어를 잘 하는 졸업생들이 이곳에서 한인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디렉터는 이어 "이 곳에 차 회장의 할리우드 장로병원이 있기 때문에 한국 환자의 교류도 가능해졌다"며 "이번에 임용된 전문의들과 한국의 환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화상을 통한 동시간대 치료 및 컨설턴트도 구상 중"임을 밝혔다.
"영어권인 나와 같은 1.5세와 2세 의사들도 우스개 말로 아플 때는 한국말을 하는 의사들에게 치료받고 싶다고 하는데 1세들은 더욱 그럴 것"이라며 "이같은 차원에서 볼 때 우수한 한인 전문의들이 한국 의대생들을 잘 가르쳐서 이곳에 와서 한인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우리로서는 큰 보람"이라며 이번 외래교수 임용식이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 회장은 "이곳서 인턴십을 한 학생들이 졸업 후 미국에서 활동하길 원할 경우 기회를 줄 방안과 함께 UCLA 등을 비롯한 미국 의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계획 중"임을 시사하면서 KAGMA와 하는 이 프로그램이 한국과 이민사회에 윈-윈이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