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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압살롬, 하나님 없는 권력의 헛됨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조선 태조 이성계의 창업 과정에서 일어난 왕자들의 왕위 계승권을 둘러싼 골육상쟁을 왕자의 난이라 하는데 구약성서에는 이보다 더 치욕스럽고 비극적인 왕자의 난을 기록해 놓고 있다. 다윗 왕조 후반을 피로 얼룩지게 한 살해 왕위 찬탈을 위한 모반 그리고 근친상간의 중심인물은 압살롬이었다. 압살롬은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준수한 용모로 인하여 그 이름을 떨친 현대판 꽃미남이었다.

다윗 왕궁을 둘러싼 골육상쟁의 피비린내 나는 비극의 전말은 이러하다. 미모가 뛰어난 자신의 동복 누이였던 다말을 이복 맏형인 암논이 능욕하자 2년간 복수의 칼을 갈아온 압살롬은 잔치를 배설하고서 모든 왕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암논을 살해하였다.

압살롬은 다윗의 눈을 피해 외가가 있는 그술로 망명하여 그곳에서 3년을 보내다가 다윗의 군대장관이었던 요압의 중재로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된다. 그러나 압살롬은 다윗의 왕위를 찬탈하려는 무서운 음모를 하나하나 실행해 나간다.

이를 위해 압살롬은 아침 일찍부터 성문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다가 소송문제로 성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주는 자애로운 재판관인척 행동하면서 민심을 사로잡으려 하였다. 민심을 다윗으로부터 이반시킨 압살롬은 부왕의 신하였던 책사 아히도벨과 함께 2백 명의 군사를 규합하여 예루살렘으로 진군하였다.

노쇠한 다윗은 10명의 후궁만을 남겨두고 가족들과 함께 왕궁을 황급히 떠나 유다광야로 도망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에 정면 도전한 모반이 오래갈 수 없는 법. 다윗과 그의 백절불굴의 용장들의 반격으로 압살롬과 그의 군사들은 지리멸렬하게 된다.

압살롬은 노새를 타고 도망가다 상수리나무 가지에 그의 뛰어난 용모를 상징하는 머리털이 걸려 공중에 달려 있다가 요압과 그의 일행에 의해 살해된다. 그의 이름 속에 놓인 뜻처럼 '샬롬' 즉 평화의 삶이 아닌 형제의 피를 흘린 복수와 아버지 다윗을 향해 칼을 겨눈 모반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압살롬은 결국 파멸의 길로 치닫게 된다.

권력욕에 눈멀어 인간의 기본적 도의마저 저버린 압살롬의 비참한 최후를 당연지사라 생각하면서도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씁쓸한 여운이 머릿속 잔상이 되어 맴돈다. 권좌를 향한 압살롬의 탐욕은 죽어서 멈추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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