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J 종교칼럼] 왜 울어?
교회에 좀 잘 다닌다 싶은 사람들이 기도회나 부흥회에 가서 ‘엉엉’ 울며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를 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니 예수님 믿으면 좋다면서 왜 교회만 가면 청승맞게 질질 짜고 그래?” 아내만 교회에 열심이 있고 자신은 아내의 아우성에 못 이겨 겨우 예배만 보고 집에 온다는 한 성도님의 이야기 입니다. “어떤 날은 집에서도 울더만. 기도하면서 울고 성경 읽으면서 울고… 심한 날은 잠자고 있는 나한테까지 와서는 다리 붙잡고 울고 있어요.”왜 울까요? 어떤 사람은 ‘무릎 꿇고 기도하다가 다리에 쥐가 나니까’ ‘졸린데 계속 기도하려니까’ ‘금식기도 중에 배가 고파서’ ‘하도 많이 기도하다가 정신줄 놔서…’ 라는 이유를 들어 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전혀 이해 못 한다고 합니다. 한 번은 저도 이런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수련회에서 열심으로 기도하는 중에 누가 ‘깔깔깔’ 하면서 웃고 있는 거에요. 나중에 물어봤더니 다들 울면서 소리 내어 기도하고 있는데 기도에 잘 집중할 수 없었던 옆에 앉은 학생이 울먹이는 소리로 기도하기를 ‘눈물이 안 나온다 말이다. 눈물이 안 나온다 말이다.’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었다네요. 어떻게든 울어야만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간절했던가 봅니다.
왜 성도들이 울게 되는 걸까요? 사람마다 그 우는 이유야 어찌 다 알 수 있겠습니까마는 그 중 몇 가지를 들면 일단 ‘하나님의 발견’을 들 수 있겠네요. 하나님을 진실로 구주로 영접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누구인지 자신을 이 땅에 특별한 목적으로 보내신 아버지가 누구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의 하나님이 누구신지 나의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게 되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 만날 수도 볼 수도 생사확인도 불분명했었던 가족들을 이산가족 상봉의 기회를 통해 다시 만난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은 무엇이었을까요? 네 눈물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모르고 살았던 사람이 하나님을 만났을 때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밖에 없는 반응도 당연히 곧 눈물입니다.
두 번째로는 ‘죄의 발견’입니다. 아무런 문제도 잘못도 없는 완벽한 생활을 산다 생각하며 살던 무지한 삶에 성령님이 죄로부터 자유케 하시기 위해 죄를 발견하게 하시고 회개의 영을 부어주실 때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회개의 영을 통해 딱딱하고 완고했던 자아의 문이 열리고 곳곳에 숨어있던 죄악들이 보혈의 피를 통해 깨끗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눈물은 반성의 눈물이요. 죄로부터 해방되니 기쁨의 눈물이요. 자유를 주신 하나님께로의 감사의 눈물입니다.
세 번째로는 ‘사랑의 발견’입니다.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고 했지요. 하나님을 찾고 죄로부터 해방된 사람은 아직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죄를 죄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긍휼의 마음이 일어납니다. 기도의 눈물을 뿌릴 수 밖에 없는 사랑의 마음이 시작된 것입니다.
즐거움이 가득 넘쳐야 할 신앙 생활이 왜 이렇게 눈물로 가득한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눈물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난 사람의 행복한 반응입니다. 마침 2월 17일 수요일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을 기점으로 40일간의 ‘사순절’이 시작되면 예수님을 생각하며 눈물 짓는 사람들이 꽤나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눈물 많으신 분들이 있는 가정에 40일간 ‘눈물 주의보’를 내립니다.
윤진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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