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22세 아들에 대해 상의하고 싶습니다. 제 아들은 고등학교까지 공부는 보통수준으로 해서 4년제 대학에 무난히 입학해 컴퓨터 계통의 공부를 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해서 저희 부부는 잘 몰랐는데, 아들아이가 첫학기때부터 공부를 제대로 하지를 않았더군요. 간신히 2년 대학생활끝에 중퇴를 하고 지금은 집에 와있습니다.
밤과 낮을 바꿔 생활을 하기 때무에 대낮이 되도록 자고 생활이 무질서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만사에 의욕이 없고, 시작한 것을 아무것도 끝내지 못하며, 항상 피곤하고 졸리운 표정이고, 어울릴 친구조차 없이 집에만 있습니다. 나이에 비해 너무나 무책임 합니다.
타주에도 보내보고, 한국에도 보내봤는데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가 다시 옛날과 같은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답:고등학교때까지는 부모님의 도움과 지도아래 무난한 생활을 하다가, 집을 떠나 대학교 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에 봉착하는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생활의 많은 면 (시간조정, 용돈관리, 친구들과의 사이 등)을 부모의 울타리에 의존하다가, 갑자기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일을 당하면서 나이에 맞는 성숙도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당하게 됩니다. 대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조정해나갈 능력을 잃는데는 크게 두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독립적, 자주적으로 생활하고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학교 성적이 뛰어나고 머리가 좋다고 해서 집을 떠난후에도 자연적으로 모든 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학교성적은 보통이었더라도, 어려서부터 집안 일을 도왔다던지,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던 학생들은 새 생활에 쉽게 적응해 나갑니다. 자녀들을 대학으로 떠나보내기 전에 먼저 시간관리법과 돈 관리법을 가르쳐야 겠습니다. 공부나 다른 과외활동을 시간표에 어느정도 맞추어서 계획하도록 지도하세요.
또한 어려서부터 용돈을 절약해 저금하는 습관을 기른다던지, 고학년일 경우에는 자기의 수표(은행구좌)를 갖고 관리하는 연습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두번째 원인으로는 어려서 받은 심리적 문제의 후유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대학의 새 생활과 더불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눈에 보이는 행동적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많은 1.5세, 혹은 2세 한인 학생들이 생각외로 인종차별의 상처가 깊음을 필자는 10년이상의 임상경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제가 치료했던 잔 이란 남학생도 댁의 아드님과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4세때 이민와서 영어도 모르는채 유치원을 다니고 초등학교 입학을 했지요. 자기 생애에서 초등학교 6년과정은 악몽이었다고 하더군요.
자기 혼자 동양인이었는데 같은 반에 있던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온갖 놀림과 욕설을 수 도 없이 들었다는 거죠. 부모님이 더 공부를 잘하라고 중학교는 사립을 보냈는데 백인학생들의 따돌림을 더 심해서 그때부터 잠을 깊이 못자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잔의 부모님은 일주일 내내 힘들게 일하는 분 들이었기 때문에 어떤 걱정도 주고 싶지 않아 학교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체 행동했답니다.
힘없고 인기없고 능력없는 아이로 놀림받으며 자란 아이가 어떻게 많은 똑똑한 학생들을 경쟁해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겠습니다.
잔에게 닥친 고통을 자녀에게 주지 않으려먼 부모님들은 (1)초등학교때부터 자녀의 학교, 교우생활에 대해 깊숙히 알고 있거나, (2)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씩 자녀를 기쁘게 혹은 화나게 하는 일, 놀림당한 일들을 간접적 혹은 직접적으로 점검하시고 (3)여러인종의 친구들과 폭넓게 어울릴 수 있도록 집에 초대한다던지, 운동 등의 모임에 참여케 하셔야 합니다.
또한 부모님들은 자녀의 말을 귀담아 듣고 도와줄 수 있는 감정적으로 유아있는 분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자녀가 쉽게 자기마음을 터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