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렌트 시장에 나온 단독주택은 찾아보기 어려운 반면 아파트 렌트의 공실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세입자 모시기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 품귀 현상
LA한인타운 인근 지역에서 하우스를 렌트하고 있는 김모(36)씨는 지난 달 렌트비를 올려 달라는 주인의 요구를 받고 이사를 해야겠다고 판단 다른 집을 알아봤으나 렌털 하우스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김씨는 "집값이 하락하면서 렌트비도 내려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 반대의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결국 집주인의 요구를 들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렌트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말 부터 부쩍 심해진 상태로 LA카운티는 물론 오렌지카운티도 마찬가지.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판단에 따라 잠재 바이어들이 렌트를 살면서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차압이나 숏세일로 집을 포기한 사람들은 아파트 보다는 하우스를 찾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아메리카부동산의 허대영씨는 "보통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단독주택은 50만~70만 달러선에 거래되고 있어 주택 구입에 대한 부담이 따른다"며 "따라서 주택 시장을 좀더 지켜보자며 하우스를 렌트하려는 한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여전히 '글쎄'
불경기로 직장을 잃은 세입자들이 룸메이트를 구하거나 저렴한 아파트로 옮긴 빈자리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주택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작년 4분기 아파트의 공실률이 30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아파트 조사업체 라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파트 공실률이 8%에 달해 이 업체가 미국내 79개 지역에 대한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렌트비도 지난해 1년간 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이 높아짐에 따라 아파트들은 신규 세입자 유치를 위해 1개월 또는 2개월 무료 렌트를 제공하거나 카펫이나 페인트 교체에 현금 인센티브까지 제공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박모(24)씨는 "오는 4월 아파트 리스 계약이 끝나는데 아파트 관리회사측에 이사갈 것을 통보했더니 매달 200달러의 렌트비를 줄여주겠다는 오퍼를 받았다"며 "살고 있는 아파트는 한인타운 지역에서 인기가 높아 빈집을 찾기 힘들었는데 최근 급격히 세입자들이 빠져나가자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들은 세입자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규 세입자 유치도 어려운데다 신규 세입자가 임대 계약을 하기 전까지 아파트 유닛을 수개월동안 빈 채로 두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또 신규 세입자를 유치하려면 마케팅에서부터 카펫 페인팅 브로커 커미션 등 지출 비용도 크다.
타운 내 한 아파트 매니저는 "각종 프로모션을 해도 아파트간의 경쟁이 치열해 신규 세입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세입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이라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