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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예레미야, 눈물로 예언 쓴 '하나님의 사랑'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수줍음이 많고 마음이 약한 사람. 그러나 하늘의 눈으로 세상을 냉철히 바라보고 하늘의 소리로 민족을 준엄하게 일갈(一喝)했던 하나님의 사람.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분단된 이후 유다 역사의 가장 극심한 격동기 40년 동안 활동한 위대한 예언자. 요시야 왕 13년에 예언자로 부름 받아 주전 586년 예루살렘이 강대국 바빌로니아에 의해 함락당할 때까지 민족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동족들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였던 하나님의 사람. 그가 예레미야다.

당시의 사악한 왕 여호야긴 주위에는 그가 듣기 좋아하는 말만 하는 거짓 선지자인 '예스맨'들로 둘러싸여져 있었다. 예레미야는 그들 거짓 예언자들과 당국과도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목이 곧은 백성을 향해 내지른 그 쓴소리의 대가는 여러 번의 옥고였고 심지어 그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해를 경험하는 것이었다.

다가오는 큰 위기로부터 민족을 구해낼 수만 있다면 그러한 고난도 감수할 수 있으련만 그가 눈물로 외친 그의 예언적 절규는 허공을 맴돌 뿐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동족들의 마음에 공명되지는 못하였다. 그런 동족들을 향해 예레미야는 외친다. "악을 행하기에는 지각이 있으나 선을 행하기에는 무지하도다." 유대의 지경을 넘어오는 바빌로니아 군대의 말발굽 소리와 도륙당하는 동족들의 비명 소리가 그의 귓전을 때리는 듯하다.

죄악에서 돌이키지 않는 한 성전의 무너짐과 자녀의 죽임 당함과 전답의 황폐는 불 보듯 뻔한데 유대 백성들은 하나님과 그 계명을 잊은 지 오래되었다. 예레미야의 눈에는 장차 초래될 민족적 재난의 단초가 강대국 바빌로니아의 야욕이라기보다는 죄악으로 오염된 백성들의 황폐한 마음에 있었다. 죄악의 수풀로 우거진 그 유대 백성의 마음이 국가적 재앙을 초래한단다.

그러기에 예레미야는 그의 닉네임('우는 선지자')처럼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늘의 소리와 전쟁의 붉은 회오리가 불어올 땅의 절규 사이에서 하나님의 선지자이면서도 백성들의 마음을 돌이키지 못하는 그의 무력함 때문에 그는 고뇌에 찬 아픈 눈물을 흘렸다. "어찌하면 내 머리는 물이 되고 내 눈은 눈물 근원이 될꼬." 그가 쏟아낸 쓴소리는 그의 심장이 파열될 만큼의 동통(疼痛)이 수반되고 애잔한 눈물이 뒤범벅된 하늘의 소리였다. 그 소리가 희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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