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아드리아누, 너 정말 이럴래"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고민
'탕아에서 황제'로 화려하게 부할하는 듯 하던 아드리아누는 최근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한 클럽에서 물의를 일으켜 둥가 감독을 대노케 했다.
아드리아누는 지난 2일 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복귀한 다음날 플라멩구의 동료 선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마치고 리우 지 자네이로의 한 클럽을 방문 새벽까지 술에 취해 여자들과 함께 파티를 즐겼다. 이 소식을 듣고 클럽을 방문한 약혼녀 조아나가 홧김에 그의 자동차를 돌로 내리쳤다. 다음날 언론이 관련 내용을 대서특필하면서 파문은 커졌다. 최근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던 아드리아누에게 브라질 팬들이 크게 실망한 것은 당연했다.
거기서만 그쳤어도 그런대로 넘어갈 만 했다. 그러나 아드리아누는 다음날 오후에 있었던 팀 훈련에 불참했다. 또 팀 훈련이 종료된 뒤엔 구단주에게 전화를 걸어 5일로 예정됐던 리그 경기에 불참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기까지 했다.
사태가 더욱 악화되면서 언론에서는 아드리아누의 알코올 중독 전력까지 들먹이며 "이탈리아 시절부터 시작된 알코올 중독이 브라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아드리아누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들이다. 2006년에는 파티에서 술에 취해 여자들과 엉켜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된 적이 있다. 또 인터 밀란 시절 술과 여자에 빠져 지냈다고 자백한 바 있다. 가뜩이나 아일랜드전에서 부진한 플레이를 한 아드리아누로선 곤혹을 자초한 꼴이다.
가뜩이나 브라질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터라 남아공 대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런 마당에 호나우지뉴에 이어 다시 팀의 주축인 아드리아누까지 말썽을 부리자 축구계에선 '일벌백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대표팀의 둥가 감독도 아드리아누의 소식을 접한 뒤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둥가 감독은 엑스트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같지 않을 것이다. 나를 비롯해 브라질 축구협회장 브라질 국민 그리고 선수들 자신도 되풀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드리아누는 둥가 감독 체제 후 A매치 12경기에 출장해 고작 2골만 기록했다. 이 조차 2008년 말 기록이다. 무려 16개월 간 대표팀에서는 침묵하고 있다. 독일 월드컵 이후 지휘봉을 잡고 팀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온 둥가 감독으로선 진짜 아드리아누를 버릴 가능성도 있다. 아드리아누가 대표팀에서 빠진다면 브라질은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뛰는 크라피테나 AC밀란의 파투로 대체할 수 있다. 코린치안스에서 부활한 호나우두가 남아공 월드컵행의 찬스를 잡을 수도 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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