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매끄러운 '은반 피부'
김연아는 눈매 하나만 강조하는 원 포인트 메이크업을 한다. 관중의 시선을 눈에 집중시키기 위해 다른 요소를 최대한 절제한다.
김연아 스타일 메이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얼음처럼 매끄러운 피부 표현이다. 김연아는 워낙 피부가 하얗고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성장기라 이마와 코까지 이어지는 T존 부위에 좁쌀 같은 트러블이 나 있다.
기초화장 단계에서 프라이머와 메이크업 베이스를 활용해 트러블을 가리고 피부를 밝히는 데 집중한다. 피부만 잡아주면 김연아는 ‘자체 발광’한다. 입술은 워낙 혈색이 좋다. 핑크 톤의 립스틱으로 베이스를 깔고, 자연스러운 립글로스를 발라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한다.
헤어, 얼굴 더 갸름해 보이는 사과머리
절제미는 헤어스타일에도 반영된다. 경기 중 김연아는 어깨선까지 오는 검은 머리를 높게 틀어 올려 가늘고 긴 목과 반듯한 어깨 라인을 강조한다. 사과처럼 동그랗게 머리를 말아 올리면 얼굴의 세로 길이가 길어져 더 갸름해 보이는 착시 효과를 낼 수 있다.
연예인들이 사과머리를 할 때 백콤(머릿결의 반대로 빗질해 볼륨을 살리는 것)을 많이 넣어 부풀리고 잔머리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연출하는 것과 달리, 김연아는 앞머리도 발레리나처럼 깔끔하게 빗어 넘겨 한 올 흐트러짐이 없도록 한다.
회전과 점프가 많은 동작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효율적이다. 이렇게 얼굴 전체를 드러내는 스타일은 얼굴형이 반듯하고 이마가 단정한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평소에는 파마기가 거의 없는 자연스러운 웨이브 헤어로 여성스럽고 청초한 분위기를 낸다.
화법, 겸손하고 솔직한 '공인 화법'의 정석
김연아는 인터뷰도 프로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구분이 확실하다. “올림픽에 너무 오고 싶었다” “열심히 연습했다”처럼 과거의 팩트에 대해선 정확하게 말하지만 자신 있느냐는 질문엔 늘 “경기를 잘했으면 좋겠어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식으로 희망을 피력한다.
겸손함의 세련된 표현이다. 최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날(올림픽)의 승자가 아닐지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답을 했다. 겸손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는 공인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솔직하다.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에서 "부담감을 내려놓는게 가장 큰 일이었다”며 "챔피언이 된 것이 기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게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시험을 끝낸 수험생의 기분을 그대로 드러낸다. 공인은 솔직하게 말해야 듣는 이가 감동한다는 점에서 ‘정석’을 따르는 셈이다.
패션,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에코룩'
김연아는 꾸미지 않아도 예쁜 20대다. 그래서 지난해 고려대 방문 때 기본 검정 재킷과 면티셔츠, 청바지만 입었는데도 금세 ‘김연아 룩’으로 불리며 비슷한 스타일이 불티나게 팔렸다. ‘자연스러움’은 김연아의 특기다. 그래서 CF조차 화장기 없는 얼굴에 일상복으로 등장한다. 면 소재의 티셔츠, 헐렁한 스커트 같은 ‘에코 룩’이 가장 매력적이다.
하지만 일상복을 입는다면 스타일링에 신경 쓸 부분이 있다. 스케이트를 타다 보니 허벅지가 살짝 두꺼운 편. 이런 단점을 가리기 위해 스키니진을 즐겨 입는다. 경기복 드레스도 체형을 보완하는 스타일로 고른다.
목·가슴에 보석 장식을 많이 해 시선을 위로 모으고, 과감한 커팅으로 스커트 옆에 절개를 두는 식이다. 이러면 다리가 길어 보이면서도 가늘게 보인다. 대신 상의는 홀터넥 스타일이 자주 등장한다. 지난해 아이스 올스타쇼에서도 반짝이는 비즈를 단 홀터넥 베스트를 입었다. 아름다운 쇄골과 어깨선을 강조하기에 좋은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