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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페니 중단, 가격표 개혁도 필요

링컨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져있는 페니(1센트 동전)는 미국화폐의 최저 단위의 법정화폐로 1793년에 발행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232년간 계속 생산, 유통되어 왔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무부에 내린 지시에 의해 지난 11월 12일, 마지막 페니가 제조됐고, 그 이후부터는 그 생산이 중단됐다. 이유는 페니의 제조비용이 액면가치보다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재무부에 의하면, 1센트 페니의 제조 비용은 1.69센트라고 한다. 이 조치로 미국정부는 약 56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게 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페니는 여전히 미국에서 법정화폐 지위를 유지하며 마켓 등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는 약 3000억 개의 페니가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이 조치는 정부 차원의 예산 절감을 위한 개혁임에는 틀림없지만, 일반 시민 생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동전 화폐에 대하여, 제조뿐만 아니라, 아예 통용을 없애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동전을 휴대하고 다니기가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 동전을 사용할 필요가 거의 없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들 대부분은 물건을 살 때 크레딧카드를 사용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미국에 사는 성인들 중 크레딧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연준(Federal Reserve)의 2024년 통계에 의하면 미국 성인중 약 17~19%의 사람들이 크레딧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     또 서류미비자 등 거주 신분 형편상 크레딧카드를 신청할 수 없는 이들이 많다고 본다면, 크레딧카드 없이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들의 지급수단은 현금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금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동전은 휴대하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꽤 불편한 점이 많다. 나는 상점에서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받게 되는 경우, 계산대에 비치되어있는 ‘기부금(donation)’ 함에 넣는다. 하지만 기부금 함이 없는 상점도 많다. 자연히 주머니에 동전을 넣어 오게 되므로, 집안 어딘가에 동전이 쌓이게 된다.   제조비용이 액면가보다 더 높은 동전들을 계속, 발행, 유통, 사용케 하는 것이 과연 필요하고 합리적일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은 나 혼자 만의 생각일까?     상품에 센트(cent) 단위의 가격표를 붙이는 것이 과연 필요하고 합리성이 있는 것일까? 또 ‘몇 달러 몇 센트’ 가격표, 그런 것이 지금도 물가에 영향을 끼칠까?     상품의 가격표에서 아예 ‘센트’ 단위를 없애 페니 사용을 없애는 것이 고객들의 불편을 없애는 방법일 수 있다. 센트 단위를 없애면 물가가 오른다는 주장도 있다.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물가가 센트 제도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지 않은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동전 및 센트 단위 가격표를 없앴다. 정부는 페니 제조를 없애는 소극적 개혁을 할 게 아니라 아예 센트 단위 가격제 및 페니 동전을 전면 폐지하면 어떨까 제안한다. 김택규 / 전 서울 감신대객원교수열린광장 가격표 중단 중단 가격표 단위 가격표 동전 화폐

2025.12.1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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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가격표에 폭리·사생활 침해 우려…크로거 등 7천 업체 설치 예정

대형 소매 체인들이  앞다투어 디지털 가격표 도입에 나서면서 동적가격정책(Dynamic Pricing) 부작용과 고객 데이터 무단 수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랄프를 소유한 크로거와 월마트는 디지털 가격표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 크로거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서 만든 디지털 가격표를 우선 120개 매장에 설치한 후 이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월마트 또한 2700여 개 매장에서 디지털 가격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마존 프레시와 홀푸드마켓 등의 아마존 계열의 마켓들은 이미 모든 매장에서 디지털 가격표를 사용 중이다. 크로거와 월마트가 도입했거나 할 예정인 매장의 숫자를 모두 합치면 7000여 개가 넘는다. 디지털 가격표가 매장에서 일반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가격표가 동적가격정책이나 고객 데이터 수집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연방 상원의원과 밥 케이시 펜실베이니아 연방 상원의원은 업체들에 서한을 보내 디지털 가격표가 동적가격정책에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적가격정책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가격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가격표로 쉽게 가격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업체는 소비자 수요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즉, 이를 통해 업체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그로서리 체인과 소매 업체들이 당일 수요 변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해서 업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소비자들은 가격 차별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고 손해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에 따라 과도한 가격 인상 폭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자 가격을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 측은 2021년에 진행된 UCLA 경영대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가격 정책은 업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이 인공지능(AI)를 사용한 고객 식별 시스템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서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디지털 가격표에 카메라를 장착해서 인종, 성별, 나이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영업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크로거의 디지털 가격표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카메라가 부착될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프레시에서는 고객이 손바닥을 스캔해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수집된 고객 데이터가 유출되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시다 탈리브 미시간 연방 하원의원 또한 마켓의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사용이 고객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업체 측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박했다. 크로거와 월마트는 디지털 가격표 도입이 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동적가격정책 또한 시행할 예정이 없다고 나란히 입장을 표명했다. 업체들은 디지털 가격표가 종이나 스티커를 사용하지 않고 전자 스크린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했다.   가격표 인쇄에 드는 근로자들의 시간과 종이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크로거 측은 고객 식별 프로그램을 2019년 시범 도입했다가 여러 문제로 인해서 폐지했으며 앞으로 다시 도입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조원희 기자 [email protected]디지털 가격표 디지털 가격표 업체 설치 가격표 인쇄

2024.10.3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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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자연의 가격표

오래전 하와이에 살 때 참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여행으로, 일 때문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등 하와이를 찾는 목적은 저마다 달랐지만, 세계적인 관광지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기겠다는 기대감은 모두 같았다.     푸른 바다에 야자수가 늘어선 아름다운 와이키키 해변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설레는 풍경이다. 하와이는 바다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산도 운치가 있다.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에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내리는 소낙비가 만든 울창한 숲속에는 각종 아열대 식물들이 자라면서 푸르름을 뽐낸다.     한 번은 한국에서 온 방문객들을 깊은 산 속에 있는 수목원으로 안내했다. 그중에 한 사람이 조경 사업을 한다고 했다. 수목원에 들어서면서 다른 사람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공기를 큰 숨으로 들이쉬며 감탄하고 있을 때, 그 조경 사업가는 직업정신을 발휘하여 나무마다 값을 매기기 시작했다. ‘저 나무는 한국에 가면 150만원은 받을 수 있겠는데요.’ ‘저 나무는 모양이 특이하기에 300만원은 나갑니다.’ ‘야! 이건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정말 귀한 나무인데, 천만 원은 줘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는 10만원, 20만원 하는 관목에서부터 몇천만 원짜리 아름드리나무까지 신이 나서 값을 매겼다. 그렇게 수목원을 둘러보고 나오다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전까지는 입장료도 내지 않고 들락거리던 수목원에서 보던 평범한 나무들이 갑자기 값비싼 보물들로 둔갑해 있었다. 한눈에 들어온 나무의 값을 대충 따져도 수억 원은 족히 넘을 것 같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몇백억 원을 들여야 채울 수 있는 산 하나가 큼지막한 작품이 되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 뒤에 서 있는 높은 산은 또 얼마짜리인가? 그 뒤로 겹겹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산까지 치면 도무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하와이의 수목원에서 조경 사업가를 만난 뒤로 나에게도 나무에 값을 매기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데 그 버릇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은 값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값을 매긴다고 해도 머릿속으로 계산할 수 있는 액수를 금세 넘어서기 때문이었다.     값을 매기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에 그렇게 귀한 것이 우리에게 거저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나무하나,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서 돌 하나까지 도무지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것들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졌다. 어디 그뿐인가? 공기며, 물이며, 바람이며, 햇빛이며,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것들이 모두 공짜로 주어졌다.     겨우내 내린 잦은 비로 남가주의 산은 짙은 초록으로 물들었고, 알록달록한 들꽃이 들판을 덮었다. ‘저거 한 움큼이면 십 달러어치는 되겠지.’ 자연의 값을 매기려는 못된 버릇이 또 나왔다. 하지만, 이내 포기했다. 몇백만 움큼으로도 다 잡을 수 없는 들꽃에 값을 매길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 아침에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의 값을 한 번 매겨보자. 높고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의 값, 때때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과 드넓게 펼쳐진 바다의 값,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돌 하나, 풀 한 포기의 값을 매겨 보자. 우리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살 수조차 없는 ‘자연의 가격표’에는 ‘공짜’라고 적혀 있다. 그 자연을 주신 이에게 감사하며 살자. 이창민 목사 / 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가격표 자연 조경 사업가 원짜리 아름드리나무 오래전 하와이

2023.04.0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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