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할 때마다 사람들은 묻는다. “지금 팔아야 할까, 아니면 기다려야 할까?”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바로 '내 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것이다. 시장의 흐름은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내 집의 가치는 내 손끝에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의외로 단순한 것들이다. 집의 가치는 위치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동네, 같은 구조의 집이라도 관리 상태와 분위기에 따라 수만 달러의 차이가 난다. 첫 번째는 가장 쉬우면서 효과적인 방법인 ‘정리와 관리’다. 깨끗하게 정돈된 집은 단순히 보기 좋을 뿐 아니라, 잠재적 구매자에게 '이 집은 주인이 세심하게 관리해왔다'는 신뢰감을 준다. 냉장고 문, 화장실 실리콘, 현관의 첫인상 같은 작은 디테일이 집 전체의 인상을 좌우한다. 이런 부분들이 모여 결국 가격 차이를 만든다. 두 번째는 조명과 색감이다. 오래된 조명은 공간을 어둡고 지쳐 보이게 만들지만, 밝고 따뜻한 조명으로 교체하면 집 전체가 생기를 얻는다. 특히 쇼잉(Showing) 시 조명의 밝기와 색감은 구매자의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벽을 흰색, 베이지, 연회색 같은 중립톤으로 바꾸면 공간이 넓고 세련돼 보인다.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결과는 확실하다. 페인트 한 통의 변화가 수천 달러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주방과 욕실이다. 이 두 공간은 대부분의 구매자가 가장 꼼꼼히 살펴보는 곳이다. 전체 리모델링이 부담된다면 수도꼭지(faucet), 캐비닛 손잡이, 조명만 바꿔도 충분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작은 변화만으로도 ‘잘 관리된 집’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길 수 있다. 집을 당장 팔 계획이 없더라도 이런 세심한 개선은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자산 가치를 지켜준다. 네 번째는 외부 관리, 즉 '커브 어필(Curb Appeal)'이다. 미국에서는 ‘집의 가치는 첫 10초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집 앞마당의 잔디를 정리하고, 현관문 손잡이를 닦고, 매트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인상이 달라진다. 특히 현관문 페인트 색상은 집의 첫인상을 크게 좌우한다. 붉은색, 짙은 네이비 같은 포인트 컬러는 집을 더욱 품격 있게 보이게 만든다. 작은 터치 하나가 전체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공간의 활용이다. 비어 있는 방을 그냥 두지 말고, 홈오피스나 게스트룸으로 연출하면 실질적인 생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요즘은 재택근무와 가족 구조 변화로 인해 다목적 공간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이런 연출은 실제 면적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같은 공간이라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구매자의 인식은 크게 달라진다. 여섯 번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향기와 분위기다. 집에 들어섰을 때 은은한 향기와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진 공간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실제로 부동산 쇼잉에서 좋은 향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지만, 이런 감각적인 포인트가 집의 첫인상을 완성한다. 결국 집의 가치는 크게 바꾸는 것보다 세심하게 다듬는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시장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지만, 집에 대한 주인의 정성과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집을 단순한 자산이 아닌 '나와 가족의 행복이 자라는 공간'으로 바라보는 순간, 그 가치는 스스로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오늘의 작은 정리와 손질이 내일의 큰 가치를 만든다. 그것이 내 집의 가치를 높이는 가장 쉽고, 그리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제이 윤 / 재미부동산협회 회장부동산칼럼 가치 방법 자산 가치 생활 가치 가치 상승
2025.11.03. 21:59
LA를 포함한 가주 주요 메트로 지역이 지난 50년간 전국에서 주택가치가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연방주택금융청(FHFA)의 지난 50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75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50대 메트로 지역 중 주택 가격이 가장 크게 상승한 지역은 북가주 샌호세로 396% 뛰었다. 샌호세는 지난 9월 기준 주택 중간 매물 가격이 136만 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택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전국 톱3 모두 가주 지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300% 상승해 2위, LA는 292% 상승으로 3위를 기록했다. 같은 서부 지역인 워싱턴주 시애틀은 280% 상승하며 4위에 올랐다. 이 밖에도 샌디에이고 271%, 리버사이드 179%로 각각 5위, 7위를 차지하면서 전국 톱10 중 절반이 가주 지역으로 나타났다. 리얼터닷컴은 “가주 베이 지역과 시애틀은 대학과 연구개발, 그리고 1980년대부터 이어진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며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동부의 전통적 금융 중심지들도 장기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보스턴은 196% 상승으로 6위, 뉴욕과 덴버는 161% 상승으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이들 도시는 토지 이용 규제와 제한적인 공급이 겹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집값 상승이 더 가팔랐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부와 동북부의 해안 도시들은 물가 상승을 반영해 세 자릿수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중부의 선벨트와 러스트벨트의 일부 도시는 한 자릿수 상승에 그쳤다. 지난 50년간 테네시 멤피스와 오하이오 클리블랜드는 가치 상승이 고작 2%에 그쳤으며, 앨라배마 버밍엄도 9% 수준이었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이크 크리멜은 “경제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정보 산업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큰 차이가 생겼다”며 “이 변화의 수혜를 입은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들의 격차가 지난 50년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 가치 집계를 지난 130년으로 확대했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더블린 트리니티칼리지 연구진이 전국 30개 도시의 신문 부동산 광고 270만 건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샌디에이고와 LA의 주택가격은 1890년대 대비 1000% 이상 상승했다. 반면 디트로이트,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등은 물가 상승률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셔처 박사는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주택의 실질 자본이익은 거의 0에 가까웠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가계 자산 형성의 핵심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주택이 생활의 기반에서 세대 간 부의 전이 수단으로 변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우훈식 기자집값 전국 집값 상승률 물가 상승 가치 상승
2025.10.26. 19:01
인간관계나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에서나 가치라는 용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관계의 지속이냐 아니면 단절이냐의 판단에 결정적 기준이 되는 것이 가치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인물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혹은 특정 브랜드를 계속 구매할 것인지 결정할 때 가치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그러면 이 가치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적이 있다. 가치란 상대로부터 받는 혜택과 비용의 함수관계이다. 상대에게 얼마만큼을 주고 얼마만큼을 받는가의 차이에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산정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제품의 경우에는 가격, 구매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이다. 그러나 혜택에는 가격이나 시간과 같은 단위가 없다. 혜택은 우리가 마음속에서 느끼는 고마움이다. 고마움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필자는 우리가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고마움을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제품의 문제 해결 기능에 대한 고마움이고, 두 번째는 제품 디자인이나 포장 등을 통해 느끼는 감성적 만족감에 대한 고마움이며, 세 번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이나 가치관(예를 들어 환경 보호, 약자 보호)에 대해 느끼는 고마움이다. 만약 A브랜드가 비용 대비 혜택을 더 많이 주는 것으로 인식되면 우리는 그 브랜드로부터 가치를 느끼게 된다. 또한 A브랜드의 가치가 경쟁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가치보다 더 높다고 느낄 때 우리는 A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 대비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지속적 제고가 필수적이다. 필자는 고객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브랜드는 이 방법들을 지속해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사용해야만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통해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기존 세 가지 종류의 혜택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유명한 ‘10년 /10만 마일 보증’은 기존의 자동차 보증기간(2만/3만 마일 또는 2년 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현대자동차의 가치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고객들은 이 기능적 혜택 제고에 상당한 고마움을 느꼈고 바로 이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적 혜택의 도입이 현재 현대 자동차의 위상을 높이는 시발점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방법은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샘소나이트(Samsonite)는 여행용 가방에 앱 위치 추적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들은 앱을 통해 본인 가방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헤프티백스(Hefty Bags)는 자사의 음식물 쓰레기 보관용 백을 장난감이나 의류 보관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세 번째는 고객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제거해 가치 상승을 시도하는 것이다.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동물 공연을 없앴다. 이런 결단을 통해 동물 애호가와 고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동시에 보험료나 동물 운반비 등 큰 비용 절감 효과도 얻었다. 동물←들 공연을 없애 오히려 고객들은 고마움을 느꼈다. 네 번째 방법은 자랑스럽고 우수한 브랜드 혜택의 중요성은 더 높이고, 인정받지 못하는 혜택의 중요성은 낮춰 가치의 제고를 시도하는 것이다. 버켄스탁(Birkenstock)이라는 신발 업체는 고객들에게 디자인적인 혜택보다 착용감 혜택 제공에 역점을 뒀다. 즉, 제품 디자인보다 착용 시 편안함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큰 영향을 줬다. 또한 구강 세척제를 생산하는 리스테린(Listerine)사는 제품의 강한 맛에 고객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자 강한 맛은 입안의 악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없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강한 맛에 대한 거부감은 줄이고 세균 제거 효능은 부각함으로써 브랜드 가치 제고에 성공했다. 다섯 번째는 브랜드 혜택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경쟁력 있는 제품과 비교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CJ그룹은 2000년도 초반 게토레이(Gatorade) 음료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제품이라 구매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자연히 매출도 크게 늘지 않았다. CJ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토레이의 효과를 물과 비교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금도 한인들이 기억하는 “물보다 흡수가 빠른 갈증 해소 음료, 게토레이”라는 광고 문구다. 우리 몸이 물보다 게토레이를 더 빨리 흡수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전설적인 전략의 성공으로 한국에서 게토레이의 판매는 급증했다. 세계 최대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도 한때 위기를 겪었다. 2004년 햄버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내용의 ‘Super size me’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데 이어, 2006년에는 햄버거용 육류 생산의 문제점을 다룬 ‘Fast Food Nation’ 이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맥도날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모든 햄버거 업체가 타격을 입었지만 특히 최대 업체인 맥도날드에 대한 반감이 컸다.맥도날드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위기였다. 건강에 해롭다는 정보는 고객 입장에서는 대단히 심각한 비용의 지급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고객이 지출하는 비용을 훨씬 능가하는 혜택 제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사과(Apple slices), 흰 살 닭고기 맥너겟 등 건강식 메뉴들을 과감하게 확대했다. 또 프리미엄 커피를 선보였고, 감자튀김용 기름의 품질도 개선했다. 이밖에 매장을 새벽 1시 또는 아예 24시간 오픈하도록 해 젊은 고객 유치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드라이브 스루( Drive-through) 시스템 개선 등 빠른 속도로 다양한 혜택을 확대했다.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대로다. 맥도날드는 여전히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햄버거 업계의 선두 주자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 브랜드보다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힘든 작업이지만 선두주자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기 때문이다. 박충환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가치 전략 브랜드 가치 경쟁 브랜드 가치 상승
2023.12.31. 17:26
인간관계나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에서나 가치라는 용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관계의 지속이냐 아니면 단절이냐의 판단에 결정적 기준이 되는 것이 가치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인물과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혹은 특정 브랜드를 계속 구매할 것인지 결정할 때 가치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그러면 이 가치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적이 있다. 가치란 상대로부터 받는 혜택과 비용의 함수관계이다. 상대에게 얼마만큼을 주고 얼마만큼을 받는가의 차이에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산정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보충설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비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제품의 경우에는 가격, 구매에 소요되는 시간 등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이다. 그러나 혜택에는 가격이나 시간과 같은 단위가 없다. 혜택은 우리가 마음속에서 느끼는 고마움이다. 고마움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필자는 우리가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고마움을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제품의 문제 해결 기능에 대한 고마움이고, 두 번째는 제품 디자인이나 포장 등을 통해 느끼는 감성적 만족감에 대한 고마움이며, 세 번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이나 가치관(예를 들어 환경 보호, 약자 보호)에 대해 느끼는 고마움이다. 만약 A브랜드가 비용 대비 혜택을 더 많이 주는 것으로 인식되면 우리는 그 브랜드로부터 가치를 느끼게 된다. 또한 A브랜드의 가치가 경쟁 브랜드로부터 느끼는 가치보다 더 높다고 느낄 때 우리는 A브랜드를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는 경쟁 브랜드 대비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지속적 제고가 필수적이다. 필자는 고객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브랜드는 이 방법들을 지속해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사용해야만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통해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기존 세 가지 종류의 혜택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유명한 ‘10년 /10만 마일 보증’은 기존의 자동차 보증기간(2만/3만 마일 또는 2년 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현대자동차의 가치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고객들은 이 기능적 혜택 제고에 상당한 고마움을 느꼈고 바로 이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기능적 혜택의 도입이 현재 현대 자동차의 위상을 높이는 시발점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방법은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샘소나이트(Samsonite)는 여행용 가방에 앱 위치 추적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들은 앱을 통해 본인 가방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 헤프티백스(Hefty Bags)는 자사의 음식물 쓰레기 보관용 백을 장난감이나 의류 보관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세 번째는 고객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제거해 가치 상승을 시도하는 것이다.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동물 공연을 없앴다. 이런 결단을 통해 동물 애호가와 고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동시에 보험료나 동물 운반비 등 큰 비용 절감 효과도 얻었다. 동물들 공연을 없애 오히려 고객들은 고마움을 느꼈다. 네 번째 방법은 자랑스럽고 우수한 브랜드 혜택의 중요성은 더 높이고, 인정받지 못하는 혜택의 중요성은 낮춰 가치의 제고를 시도하는 것이다. 버켄스탁(Birkenstock)이라는 신발 업체는 고객들에게 디자인적인 혜택보다 착용감 혜택 제공에 역점을 뒀다. 즉 제품 디자인보다 착용 시 편안함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큰 영향을 줬다. 또한 구강 세척제를 생산하는 리스테린(Listerine)사는 제품의 강한 맛에 고객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자 강한 맛은 입안의 악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없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강한 맛에 대한 거부감은 줄이고 세균 제거 효능은 부각함으로써 브랜드 가치 제고에 성공했다. 다섯 번째는 브랜드 혜택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경쟁력 있는 제품과 비교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CJ그룹은 2000년도 초반 게토레이(Gatorade) 음료 판매를 시작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제품이라 구매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자연히 매출도 크게 늘지 않았다. CJ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토레이의 효과를 물과 비교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금도 한인들이 기억하는 “물보다 흡수가 빠른 갈증 해소 음료, 게토레이”라는 광고 문구다. 우리 몸이 물보다 게토레이를 더 빨리 흡수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 전설적인 전략의 성공으로 한국에서 게토레이의 판매는 급증했다. 세계 최대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도 한때 위기를 겪었다. 2004년 햄버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내용의 ‘Super size me’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데 이어, 2006년에는 햄버거용 육류 생산의 문제점을 다룬 ‘Fast Food Nation’ 이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맥도날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모든 햄버거 업체가 타격을 입었지만 특히 최대 업체인 맥도날드에 대한 반감이 컸다. 맥도날드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위기였다. 건강에 해롭다는 정보는 고객 입장에서는 대단히 심각한 비용의 지급이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고객이 지출하는 비용을 훨씬 능가하는 혜택 제공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사과(Apple slices), 흰 살 닭고기 맥너겟 등 건강식 메뉴들을 과감하게 확대했다. 또 프리미엄 커피를 선보였고 감자튀김용 기름의 품질도 개선했다. 이밖에 매장을 새벽 1시 또는 아예 24시간 오픈하도록 해 젊은 고객 유치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드라이브 스루( Drive-through) 시스템 개선 등 빠른 속도로 다양한 혜택을 확대했다.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대로다. 맥도날드는 여전히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햄버거 업계의 선두 주자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 브랜드보다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힘든 작업이지만 선두주자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기 때문이다. 박충환 / 전 USC석좌교수브랜드 이야기 가치 전략 브랜드 가치 경쟁 브랜드 가치 상승
2023.12.05. 19:07
달러화의 강세가 뚜렷해지고 한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한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물건을 수입하는 업체는 달러 가치가 상승해서 이득이지만 유학생 등 한국으로부터 송금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2일 (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20원 오른 1198.80원에 마감했다. 〈그래프 참조〉 이는 지난해 7월 24일 종가(1201.50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이날 오전 중에 1200.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해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1200원 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2일 달러 강세의 여건이 강화된 점 등을 고려할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내외의 높은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머무르는 기간도 확연히 길어졌다. 지난해 2월 초에 1200원대로 올라선 이후, 7월 말까지 약 5개월간 1200원 선을 유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코로나19 위기 상황으로 인한 일시 상승이 아니라, 해당 레벨에서 수급이 균형을 맞추며 팽팽한 거래가 이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9월 초 1150원대를 시작으로 1달 이상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빠르게 반락하기보다는 차츰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봤다. 또 전문가들은 ▶미국의 9월 고용지표의 부진 ▶11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가능성 ▶유가 급등을 포함한 물가 상황 등이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는 환차익과 차손을 고려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을 보는 쪽은 학비와 생활비를 한국으로부터 송금받는 한인 유학생이다. 그들의 부모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었을 때는 1000만 원(송금 수수료 별도)을 보내면 미국에 있는 유학생 자녀가 1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1200만원을 보내야만 1만 달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즉, 한국 부모의 부담이 200만원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업은 한국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업체다. 달러의 가치 상승으로 원화 결제 상황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물류 적체가 현재 수입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 식품 유통 업계 관계자는 “환율보다 급한 건 글로벌 물류 병목 현상 해결”이라며 “제때 물건을 받지 못해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으로 송금 또는 여행하려는 한인도 환차익 수혜자다. 같은 1달러를 환전하더라도 더 많은 원화를 받을 수 있어서다. 환율 전문가들은 “향후 한동안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넘나들 수 있어서 1210원 선이 새로운 고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진성철 기자
2021.10.12.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