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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리부트] 갈림길의 미국, 우리 목소리 낼때

요즘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읽을 때마다, 알 수 없는 불확실함과 비현실적인 현실감에 압도된다. 올해는 LA를 휩쓴 산불로 시작되었고, 이는 최근 역사에서 우리가 경험한 가장 큰 재난 중 하나가 되었다.   그 뒤로는 매일같이 터지는 정치적 폭탄들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민간인 일론 머스크를 정부 효율성 부서(DOGE)의 수장으로 임명하며 연방 정부의 규모를 줄이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하지만 나는 이 시기가 효율성의 시대를 여는 것이 아니라, 헌법과 우리가 공유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체계적인 해체를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말 궁금하다. ‘트럼프·머스크 시대’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정말 중산층과 노동계층의 정부 지원금을 줄임으로써 수조 달러에 달하는 감세 혜택을 초부유층에게 제공하여 경제적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일까?   우리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주요 예산 삭감 항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사회보장제도는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DOGE가 전국의 오프라인 사무소를 폐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화 서비스도 중단되었고, 본인 확인 절차는 대면으로만 가능하지만 수천 명의 직원이 해고되면서 사무실은 문을 닫고 있다.   또 연방 교육부도 체계적으로 해체되고 있다. 이는 지역 K-12 공립학교의 많은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UC 캘리포니아 시스템은 신규 채용을 동결했으며, 공공보건 및 과학 분야의 주요 연구에 대한 심각한 예산 삭감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사립대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컬럼비아 대학교가 연방 예산 삭감을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뿐만 아니라 영주권자까지도 추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최근 컬럼비아 대학교의 한 학생이 캠퍼스 내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고, 추방 위협까지 받았다. 많은 이들은 시위를 표현의 자유로 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테러방지’라는 논리로 포장해 영주권 소지자도 추방하려 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법적으로 보장된다고 여겨온 영주권자의 권리가 행정부의 의도에 따라 박탈될 수 있다는 위험 신호다.   많은 지방 정부 기관들은 연방 예산 삭감을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방 교통 예산에 크게 의존하는 LA 메트로도 지원금 삭감이라는 불확실성을 감당하려 애쓰고 있다. 뉴욕시 메트로 역시 현재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예산 삭감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연방 판사들은 USAID와 국립산림청의 해고된 직원을 복직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의 몇몇 행정명령을 중단시켰다. 미국 헌법과 의회의 규범에 대한 논거가 백악관의 행동을 되돌리는 데 사용되고 있다.   나는 지금 이 나라가 국가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믿는다. 이 논의는 단 한 명의 대통령과 선택된 억만장자에 의해 주도되어서는 안 된다. 이 나라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간의 견제와 균형 시스템 위에 세워졌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입법·사법 기관들을 지배하는 것은 헌법적으로도 불가능하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두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가적 사안들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가져야 한다. 독자들 중 많은 분들이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우리가 이 나라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우리의 의견을 전하자. 이메일을 보내서 지금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알리자.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email protected]으로 이메일을 보내 달라. 기꺼이 도와드리겠다. 석명수 / 정치 컨설턴트·LA메트로 위원정책리부트 미국 갈림길 트럼프 대통령 예산 삭감 도널드 트럼프

2025.03.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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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갈림길에 선 자바시장

자바시장의 ‘자바’는 일용직 노동자를 뜻하는 ‘Jobber’에서 비롯됐다. 유대인이 LA다운타운의 패션 디스트릭트를 장악했던 시절 의류·봉제 공장에서 일한 주인공이다.     이후 한인 1세들이 스스로 자바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경우도 있고, 자본을 들여와 성장시키며 자바시장을 한인들의 텃밭으로 키웠다.     한인타운 성장에도 기여한 자바시장은 현재 1세 경영인들이 자녀들에게 가업을 물려주는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자바시장에 최근 잇따라 악재가 터지면서 한인 업주들은 갈림길에 섰다.     소소한 것부터 언급하면 최근 2개월 넘게 샌피드로 스트리트와 타운 애비뉴 중간 지역이 일주일에 한 두 차례씩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한 여성복 대표는 “한번 정전되면 10~20분씩 길지는 않지만, 근무시간에 전기가 끊어져 곤란하다”며 “온라인으로 받은 주문 내용 등이 삭제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비즈니스 친화적이지 않은 까다로운 법 신설, 최저임금 인상 등 가뜩이나 악재가 많은데 전기까지 말썽이라고 하소연했다.   올해 들어 시행된 SB 62는 의류업계 근로자들에게 작업량에 따른 급여 지급이 아닌 최저임금 보장을 골자로 한다. 법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업주들은 유예 기간도 없이 전격적인 시행은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여러 한인 업체들이 이미 타주로 옮겼거나 이전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LA 시의 최저임금이 오는 7월 1일 현행 15달러에서 16.04달러로 인상을 예정하면서 업주들은 잠시 잊고 살았던 인건비 인상 시한폭탄을 다시 떠안게 됐다.   익숙했던 사업 방식도 변화로 내몰렸다. 라스베이거스 매직쇼의 위상이 낮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세월 최대 의류 트레이드 쇼로서 효과가 좋았지만 최근 균열이 생겼다. 굵직한 한인 업체 20여개가 14~16일 열리는 올해 춘계 쇼에 불참했다. 은근한 차별과 불편이 도화선이 됐고 색다른 방식이 시도된 새로운 트레이드 쇼로 업주들이 눈을 돌렸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쇼룸을 운영해온 것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대신 하이테크를 활용해 온라인 몰로 활동 무대를 옮기는 것이다. 여러 온라인 도매 플랫폼은 이미지 서치 엔진 등을 제공해 직접 눈으로 보고 찾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고 최신 제품 업로드 소프트웨어로 효율을 높였다.   자바시장은 한인 경제의 젖줄에 비유돼 왔다. 세월과 세대를 거치며 많은 한인이 이곳에서 경제를 일으켜 한인타운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다만 최근 상황이라면 자바시장의 한인 상권이 미래 어느 시점에 공동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실체도 없는 암호화폐에 투자자가 몰리고, 메타버스가 새로운 경제 영토로 확장하는 격변기에 벽돌로 지은 자바시장이 대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실제 나이키는 메타버스 전용 신발 디자인의 특허를 신청했고 회계·컨설팅 회사 KPMG는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상 처음 추가했다.   그러나 준비도 안 된 자바시장이 흔들리면 한인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잃게 된다. 그들만의 리그라고 선을 긋기에도 개운치 않다. 혁신까지는 몰라도 변화에 내몰린 이해 당사자들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한인 경제의 새로운 젖줄이 될 신규 산업에 대한 논의와 시도도 시작해야 한다. 류정일 / 경제부 부장중앙 칼럼 자바시장 갈림길 한인타운 성장 한인 업주들 한인 업체들

2022.02.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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